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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팔 생존? 사망?...의혹 풀릴까

Posted October. 13, 2015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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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이래 최대 규모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강태용(54)이 11일 중국 현지에서 공안에 검거되면서 조희팔 사망 미스터리가 풀릴지 관심이 쏠린다. 경찰은 2012년 5월 조희팔 사망을 공식 발표했지만 확실한 물증이 없어 그의 사망을 둘러싸고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조희팔 사기 피해자 단체모임 바른 가정경제 실천을 위한 시민연대(이하 바실련)는 강태용의 입을 통해 2008년 중국으로 도주한 조희팔의 생사가 확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실련은 7년여 동안 강태용을 추적해 중국 공안이 검거하도록 도왔다고 주장했다. 김상전 바실련 대표는 조희팔의 수족으로 일한 강태용이 잡히면서 조희팔도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올해 말까지 조희팔을 찾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바실련은 현재 중국 등지에 자체 정보원 10여 명을 두고 조희팔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지에서 조희팔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같은 장소, 시간대로 중복해서 들어온다고 한다. 5억 원 정도 사기를 당한 이모 씨(70)는 사기 피해를 당하고 삶이 망가졌지만 단체를 꾸려 조희팔을 추적하는 데 힘을 보탰다. 우리는 빚을 지고 가난에 쪼들려 살아도 그를 잡기 위해서는 뭐든지 한다고 말했다.

바실련은 조희팔의 생존 근거로 방사형 조직의 건재를 들었다. 김 대표는 조희팔의 측근 등을 통해 전해 들었는데 그의 은닉자금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었다며 조희팔이 일대일로 관리하는 방사형 조직이라 조희팔이 죽었으면 자금을 놓고 다툼이 벌어져야 하는데 전혀 그런 움직임이 없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조희팔이 살아 돌아와야 피해 보상이 제대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조희팔의 수조 원대 사기 행각으로 인한 피해자 가운데 10여 명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훈 바실련 국장은 경찰이 서둘러 조희팔을 사망 처리하면서 재산 추적에 어려움이 있다며 비자금, 범죄수익금을 돌려받기 위해서 조희팔이 꼭 살아 있어야 한다고 했다.

경찰도 검찰의 강태용에 대한 수사를 주목하고 있다. 조희팔이 살아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조직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2012년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희팔의 장례식 동영상, 화장증, 사망진단서 등을 공개하며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사기 피해자들은 당시 지능범죄수사대장이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을 일으킨 박관천 경정이다며 사건 이후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정치경찰 박 경정의 수사 자체를 믿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 관계자는 조희팔을 비호한 총경급 경찰 등이 구속된 상황이라 검찰 수사로 경찰의 비위 사실만 드러날까 걱정하는 여론도 있다고 전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