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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메이저 첫승 "바브링카 나와라"

Posted September. 03, 2015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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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대회가 끝난 게 아니다. 기쁘지만 당장 기분을 내고 싶진 않다. 남은 에너지를 다 써서 더 좋은 성적을 남기고 싶다.

한 가지 꿈을 이룬 정현(19)은 여전히 목이 마른 듯했다. 올해 최대 목표로 삼았던 생애 첫 메이저 대회 본선 승리를 따낸 그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

세계 랭킹 69위 정현은 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US오픈 남자단식 1회전에서 세계 95위 제임스 덕워스(호주)를 3-0(6-3, 6-1, 6-2)으로 완파했다. 1시간 36분 만에 경기를 매듭지었을 만큼 완승이었다. 한때 불안했던 서브가 안정을 되찾았고 실책도 1개에 불과했다.

이로써 정현은 2008년 5월 프랑스오픈에서 이형택(39)이 승리한 이후 7년 3개월여 만에 메이저 대회 본선에서 이긴 한국 선수가 됐다. 정현은 6월 윔블던 1회전 패배 이후 두 번째 도전 만에 쾌거를 이뤘다. 1회전 통과로 확보한 상금은 6만8600달러(약 8000만 원).

정현의 다음 상대는 세계 랭킹 5위인 스탄 바브링카(30스위스사진)다. 경력만 비교하면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보다도 격차가 심해 보인다. 바브링카는 두 차례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2014년 호주오픈 결승에서는 라파엘 나달을 눌렀으며, 올해 프랑스오픈에서는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를 제압했다. 올 시즌 바브링카의 상금은 386만 달러를 넘겨 정현(17만 달러) 보다 20배 이상 많다. 정현은 바브링카는 그동안 만났던 선수 가운데 랭킹이 가장 높다. 이기든 지든 후회 없이 뛰겠다. 경기 모습을 직접 본 적은 없는데 장기인 한 손 백핸드 샷에 잘 대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현의 아버지인 정석진 삼일공고 테니스부 감독은 포핸드만큼이나 백핸드가 위력적이다. 현이가 서브 게임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바브링카는 1회전을 마친 뒤 정현에 대해 그 선수를 잘 모르지만 좋은 경기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주 대회에서는 내 친구인 브누아 페르를 꺾기도 했다고 말했다.

거물급인 바브링카와의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정현은 4일 오전 생애 처음으로 관중석 규모가 수천 석에 이르는 메인 코트에서 64강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접하게 될 낯선 환경 역시 정현에게는 소중한 학습의 기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