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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미국산 vs 국산 공개 충돌실험, 왜?

Posted August. 24, 201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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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카운트다운 후 왼쪽 끝에서는 미국산 빨간 쏘나타가, 오른쪽 끝에서는 국내산 파란색 쏘나타가 출발했다. 두 차의 속도가 각각 시속 56km쯤에 다다르는 순간 두 차는 정면으로 충돌했다. 두 차가 정면에서 충돌했으니 상대적인 속도로 치면 멈춰 있는 벽에 110km가 넘는 속도로 부딪힌 셈이다. 순식간에 보닛 부분이 구겨진 종잇장처럼 찌그러졌다. 에어백이 터지며 나온 연기가 현장을 덮었고, 곧바로 바닥에는 엔진오일과 냉각수 등 각종 용액이 뒤섞여 마치 피처럼 붉은빛을 띠며 흐르기 시작했다. 지켜보던 수백 명의 사람들은 충격을 받은 듯 웅성거렸다.

22일 오후 인천 송도 도심서킷. 현대자동차가 쏘나타 첫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고객 초청 영화상영 행사 직전 미국산 쏘나타와 국산 쏘나타의 정면충돌 실험이 공개적으로 진행됐다. 국내산 차에 쓰인 강판의 품질이 미국산 또는 수출용 차량에 못 미친다는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약 10억 원을 들여 준비한 행사다. 현장에 모인 300여 명의 고객들은 설문조사에서 74% 정도가 국산 쏘나타와 미국산 쏘나타는 안전성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런 의혹에 현대차가 정면 대응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자동차 전문 블로거 마대빠더(이대환 씨)가 아산 공장에 가서 임의로 차 한 대를 골라 서명한 뒤 손도장을 찍고 실험장으로 가져왔다. 미국에서는 앨라배마 공장에서 나온 차를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가 같은 방식으로 골라 가져왔다.

결과는 어땠을까. 두 차 모두 A필러(앞유리와 앞좌석 옆 유리 사이의 차체)가 그대로 보존돼 앞좌석 공간이 그대로 보존됐고, 탈출에 문제가 없도록 문이 열렸다. 또 에어백도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두 차의 찌그러진 모습은 데칼코마니처럼 비슷했다. 생산지와 관계없이 안전성에 문제가 없음을 입증한 셈이다.

곽진 현대차 부사장은 무모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계속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통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번 행사는 혹시라도 잘못되면 엄청난 망신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부담이 큰 행사였다. 하지만 이를 감수하고 오해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소통에 나선 점은 분명 박수 받을 만한 일이다. 현대차의 계속된 소통 행보를 기대한다.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