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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보다 못한 하반기 정책 내놓은 최경환 경제팀

대한상의보다 못한 하반기 정책 내놓은 최경환 경제팀

Posted June. 26, 2015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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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한 15조 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해 경기 부양에 나서기로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어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추경과 기금계획 변경, 공공기관 조기 투자 등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재원을 동원해 3%대 경제성장률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메르스 충격으로 경제에 빨간 불이 켜진 상황에서 추경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소비와 서비스업의 위축은 지난해 세월호 사고 때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 국내외 기관들은 잇따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낮추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추경의 구체적 내용도 밝히지 않은 채 과거 정책을 재탕삼탕 하고 공공 노동 금융 교육의 4대 구조 개혁을 잘 하겠다는 정도의 계획을 내놓고 있다. 오죽하면 당정 협의 과정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추경을 어디에 얼마나 쓸지 세출 리스트를 가져오라며 반대했겠는가.

추경을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쓰지 않고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민원에나 털어 넣는다면 재정 건전성만 훼손할 수 있다. 2013년에도 17조3000억 원의 추경 예산을 편성하면서 15조8000억 원의 국채를 발행했지만 경기 회복 효과는 거의 없었다. 정부는 공연히 세입 전망을 높여 잡아 세수 부족만 키웠다. 작년 약 11조 원의 세수 펑크에 이어 올해도 그 이상이 예상돼 추경의 상당액이 구멍 난 세입을 메우는 데 사용될 전망이다. 정부는 구조개혁과 경제 활력 제고라는 상반된 목표를 함께 추구하겠다고 밝혔으나 추경을 잘못 했다가는 기초 체력을 높이는데 필수적인 구조개혁만 늦출 공산이 크다.

오히려 민간 경제인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그제 정부는 한국 경제의 엄중한 상황을 인식하고 정책 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의료산업 개혁, 개별소비세 완화 등 10대 정책 과제를 내놓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회원사들에게 조기 여름휴가와 국내 여행을 독려하고 나섰다. 반면 최 부총리는 정책을 설명하면서 경제성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자 이제 우리나라가 고도성장 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4%대 잠재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던 박근혜 정부의 경제수장으로서 비겁한 책임 회피다. 이래서야 정부 경제팀이 민간 경제단체들보다 못하다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