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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여년 시공간을 뛰어넘는 가상현실, 징비록 산실 옥연정사 3D로

400여년 시공간을 뛰어넘는 가상현실, 징비록 산실 옥연정사 3D로

Posted June. 23, 201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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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처음 옥연에 나가보니 새로 난 대나무가 무성해 맑은 기운이 숲에 가득했습니다. 강물에 비친 달빛이 무척 맑았습니다다만 내 마음의 근원이 깨끗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서애 류성룡(15421607)은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옥연정사의 느낌을 이렇게 표현했다. 옥연정사는 서애가 45세 때 세운 작은 서당. 그가 63세 때 임진왜란 기록인 징비록(국보 132호)을 저술한 곳이기도 하다. 안동 하회마을 맞은편 부용대에 있다.

징비의 공간 옥연정사가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해 가상현실(VR) 콘텐츠로 제작됐다. 경북도와 안동시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머리에 쓰고 영상을 체험하는 장치)용 옥연정사 콘텐츠 개발을 완료했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경북도는 올해 1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의 VR 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콘텐츠 제작은 디지털콘텐츠 전문기업인 아이씨티컴퍼니(대표 박현주)와 클릭트(대표 정덕영)가 맡았다. VR 기기는 지난달 삼성전자가 출시한 제품이다. HMD를 작동하면 10분 동안 옥연정사와 부용대 곳곳을 3차원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입체감이 뛰어나 실제와 똑같은 느낌을 준다. 이어폰으로 옥연과 서애의 삶, 임진왜란 상황을 들을 수 있다.

이 콘텐츠는 현재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안동시 영가로)에서 이용할 수 있다. 조만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출시되면 VR 기기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옥연정사를 관리하는 서애 종손(15대) 류창해 씨는 옥연의 모습을 실감나게 잘 담았다며 옥연의 가치가 널리 공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이를 학교에 보급하고 국내외 디지털콘텐츠 전시회 등을 통해 알릴 계획이다. 김학홍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VR용 콘텐츠 산업이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전통문화부터 디지털 콘텐츠로 만드는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안동=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