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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과 울산의 현대차

Posted June. 22, 201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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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중국 현지법인인 베이징현대차는 작년 112만 대의 차량을 중국에서 판매해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4위를 기록했다. 내수 침체와 수입차 공세로 국내에서 어려움을 겪는 현대차에는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인지도가 높아진 덕분에 현대차는 중소형차 중심의 중국 판매 구조를 중형차 이상 고급차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가 급성장한 데는 노사협력을 통한 유연한 생산 및 판매 시스템의 역할이 컸다. 최근 베이징 3공장에서 만난 김태윤 베이징현대차 대표는 한국의 노조에 해당하는 공회()의 협조로 공장 건설과 생산 일정에 한 번도 차질이 없었다고 말했다. 베이징공장은 울산공장과 달리 판매량에 따라 생산속도와 잔업 시간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고 인원 재배치도 쉽다. 울산에서는 한 공장에서 3종류 이상 차량을 만들기 어렵지만 베이징공장은 4, 5종의 차량을 함께 생산한다.

베이징현대차 노조위원장 격인 왕젠핑 공회 주석은 직원들이 합심해 기업을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직원의 권익을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공회가 직원 이익만 챙겨 노사관계가 어려워지면 기업과 국가의 이익에 해를 끼친다고 강조했다. 공회가 지키려는 권익은 합법적 권익이지, 비합법적 권익은 아니라는 말도 했다. 이 회사 공회는 중국 사회에서 현대차와 직원들의 이미지를 높이는 노력에도 열심이다.

베이징현대차 생산직의 평균 월급은 7000위안(약 126만 원) 정도다. 중국 기업의 대졸 초봉 2500위안의 세 배에 가깝지만 현대차 국내 공장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반면 자동차 한 대 생산에 걸리는 시간은 울산공장이 평균 27시간, 베이징공장이 17.6시간으로 베이징공장 생산성이 더 높다. 베이징현대차 생산본부장인 김봉인 전무는 우리 공장 근로자들을 보면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의 실정이 떠올라 마음이 무겁다고 털어놓았다. 현대기아차 노사가 합심해 국내 공장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한국 차의 해외 생산 가속화를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이 들었다. 베이징에서

권 순 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