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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은 손 떼는데 한국, 불붙은 중투자

Posted May. 12, 2015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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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올 1분기(13월)에 전 세계에서 중국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큰손으로 떠올랐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공장 설립에 따른 대규모 투자와 일본 기업이 중국 내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큰손으로 떠오른 한국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대()중국 투자액은 16억2000만 달러(약 1조7675억 원)다. 중국 영토인 홍콩(259억4000만 달러)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액수다. 지금까지 한국보다 투자액이 많았던 일본(10억6000만 달러), 싱가포르(12억3000만 달러), 대만(12억9000만 달러) 등을 단숨에 넘어선 것이다. 최용민 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한중 FTA 발효를 앞두고 양국 정부 간 우호협력 분위기가 조성되고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내 마케팅 거점을 확보하고 협력업체의 투자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대규모 공장 설립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중국 산시() 성 시안()에 외국 기업으로서는 역대 최대인 70억 달러(약 7조6426억 원)를 투자해 지난해 5월 반도체 공장을 준공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장은 지난해에 완공됐지만 70억 달러에 대한 투자는 현재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도 중국 허베이() 성 창저우() 시에 2016년 말까지 연간 20만 대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투자뿐 아니라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규모도 한국이 곧 일본을 추월할 기세다. 2013년 한국과 일본의 월평균 무역규모 차이는 일본이 32억 달러 더 많았지만 지난해에 그 차이가 17억9000만 달러로 줄었다. 올해는 그 차이가 더욱 줄어 14월 일본이 한국보다 불과 6억8000만 달러 많은 상황이다. 일본의 대중국 수출입은 11.2%가 감소한 반면 한국은 4.8% 감소에 그친 결과다.

중국 산업구조 변화도 주목해야

하지만 이런 흐름을 단순히 한중 FTA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렸기 때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일본뿐 아니라 미국 싱가포르 대만 등 주요국도 중국 산업구조의 변화로 중국에 대한 투자를 점차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최초로 설립된 외국 기업인 베이징파나소닉TV유한공사는 2013년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공장을 폐쇄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TV 공장도 문을 닫았다. 인건비 부담이 급증한 데다 중국 자체 브랜드의 급성장으로 적자가 커진 탓이다. 중국 현지 언론은 파나소닉이 남아 있는 세탁기와 전자레인지 공장도 곧 일본으로 이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규 sunggyu@donga.com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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