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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에 실려가는 위안부 촬영한 일병사 "대부분 조선여성 강제동원"

트럭에 실려가는 위안부 촬영한 일병사 "대부분 조선여성 강제동원"

Posted May. 11, 2015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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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일본 도쿄() 나카노() 구에 있는 나카노 제로(ZERO) 전시장. 지하 2층 전시실에 흑백사진 50점이 걸려 있었다. 일본군이 전쟁터에서 머리를 깎는 모습, 굶주려 구걸하는 아이들, 중국군 시체를 바라보는 일본군 간부.

이 사진들은 중일전쟁에 일본군 운전병으로 참전했던 무라세 모리야스(1988년 사망)가 찍은 것들이다. 그는 1937년 7월 징집돼 1940년 1월까지 중국 전선을 돌아다니며 전쟁의 참상을 3000여 장의 사진으로 기록했다. 일본 내 공익 사단법인인 일본중국우호협회가 전후 70주년을 맞아 이번 사진전을 8일부터 사흘간 열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전시 첫날이었지만 관람객 40여 명이 40m(약 12평) 크기의 전시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대부분 60대 이상 일본인이었다. 관람객들은 사진을 훑어보다가 한 사진에 시선을 고정했다. 일본군 위안부 9명을 실은 트럭 사진이다.

병사들을 상대해야 했던 위안부 여성 대부분은 조선인 여성으로 속아서 오거나 강제적으로 연행됐다고 전해졌다. 전쟁이 진행될수록 덮개 없는 트럭에 짐처럼 실려 전선으로 운반됐다. 무라세 씨의 말을 옮겨놓은 사진설명은 위안부들이 강제로 연행됐음을 밝히고 있었다.

야자키 미쓰하루() 협회 사무국장은 한 사진 속 모자 쓴 남자를 가리키며 일본군입니다. 군의 관여 하에 강제로 위안부를 이송하고 있는 거지요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연행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왜 일본인들은 스스로 부끄러운 과거를 들춰 내는 걸까. 야자키 국장은 일본이 점점 전쟁 가능한 국가가 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시민은 전쟁을 경험하지 않아 전쟁의 가학성을 모른다며 침략전쟁의 가학성을 일깨우는 게 이번 전시의 목표라고 말했다.

전시장을 둘러본 시오타 게코(염69여) 씨는 나는 전후에 태어나 전쟁을 경험하지 않았지만 아버지는 전쟁에 참전했다. 하지만 한번도 전쟁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여기 와서 사진들을 보니 아버지의 말 못 하는 심정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위안부 동원이나 중국인 학살에 대해 일본인으로서 책임을 느낀다고 덧붙였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