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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연, 2015 LPGA 투어 개막전 우승리디아 고, 최연소 세계랭킹

최나연, 2015 LPGA 투어 개막전 우승리디아 고, 최연소 세계랭킹

Posted February. 02, 2015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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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홀(파3129야드)에서 리디아 고(18뉴질랜드사진)의 퍼터를 떠난 공은 10여 m를 굴러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롱퍼트로 버디를 잡아낸 리디아 고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 쫓기는 쪽은 2m 남짓한 버디 퍼팅을 남겨둔 최나연(28SK텔레콤)이었다. 하지만 1타 차 선두를 달리던 최나연의 버디 퍼팅은 홀을 살짝 빗나갔다. 더 짧은 거리의 파 퍼팅까지 실패하며 최나연은 1타 뒤진 2위로 밀려났다.

이전 같았으면 와르르 무너질 만했다. 그런데 투어 8년 차가 된 최나연은 예전의 새가슴이 아니었다. 16번홀(파4)에서 티샷과 세컨드 샷을 실수하고도 파를 지켜내며 기회를 살렸다.

그리고 맞은 17번홀(파4402야드)에서 운명은 또 한 번 바뀌었다.

티샷까지는 리디아 고가 유리해 보였다. 리디아 고의 티샷은 오른쪽 벙커에 빠졌지만 최나연의 티샷은 왼쪽으로 당겨지면서 수풀 사이로 들어가 버렸다. 하지만 최나연은 195야드를 남기고 친 세컨드샷으로 공을 홀 근처에 떨어뜨린 뒤 파세이브를 했다. 반면 리디아 고가 세컨드샷한 볼은 나무를 맞고 나무들 사이로 떨어졌다. 4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리디아 고는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했다.

최나연은 1일 미국 플로리다 주 오캘러의 골든 오캘러 골프장(파726541야드)에서 열린 2015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막전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날 4언더파 68타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리디아 고와 제시카 코르다(미국), 장하나(23비씨카드)를 1타 차로 제쳤다. 2012년 11월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우승 이후 26개월 만의 우승으로 통산 8승째다. 우승 상금은 22만5000달러(약 2억5000만 원).

최나연은 2년 넘게 우승이 없어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마지막 홀까지 퍼터 그립을 잡는 게 힘들 정도로 긴장을 많이 했지만 더 침착하게 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어느 때보다 가슴 벅찬 우승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우승하는 게 목표였는데 벌써 그 목표를 이룬 만큼 올해는 다시 한 번 높이 점프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리디아 고는 우승은 놓쳤지만 2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17세 9개월 9일의 나이로 세계 랭킹 1위가 되며 역대 남녀 통산 최연소 세계 1위의 영예를 누리게 됐다. 종전 최연소 세계 1위는 타이거 우즈(미국)가 세운 21세 5개월 16일이다. 여자 최연소 세계 1위는 신지애(27)의 22세 5일이었다.

LPGA 홈페이지는 리디아 고는 세계 랭킹 1위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도 여느 때처럼 밖으로 뛰어나가 팬들과 셀카를 찍었다. 실망스러울 법한 준우승과 세계 랭킹 1위라는 영예를 얻고도 언제나 한결같을 수 있는 선수는 리디아 고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리디아 고는 세계 1위가 됐다는 게 큰 영광이긴 하지만 랭킹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내 골프를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