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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을 일반 시민에게 돌려주라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을 일반 시민에게 돌려주라

Posted September. 16, 201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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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권 동상 아래에서는 세월호 유가족 등이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오늘로 다섯 달이고 농성은 두 달을 넘겼다. 말은 유가족 농성장이라고 하지만 실제 가보면 통합진보당 당원 등 외부 사람이 더 많아 누가 주인이고 누가 손님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광화문 광장에 14개의 천막이 쳐져 있는데 유가족이 설치한 것은 1개뿐이다.

유가족 등의 광화문광장 점거가 장기화하자 이들의 주장이 지나치다고 여기는 쪽에서도 길 건너편에 천막을 치고 반대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단식투쟁에 반대한다며 농성장 근처에서 도발적인 폭식투쟁을 벌이는 사람들도 있다. 경찰이 지켜보고 있지만 찬반세력간 폭력사태가 발생하지 않을지 아슬아슬하다.

광화문 광장에서는 정치적 집회와 시위가 허용된 적이 없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서울시장은 광화문광장을 시민들의 여가와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이 되도록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규정대로 한다면 유가족이 친 천막은 철거돼야 한다. 그러나 서울시가 인도적 이유로 유가족 천막을 제외한 나머지 천막을 제공했으니 천막을 철거하라고 요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광화문광장이 난장판이 된 것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책임도 무겁다.

광화문 광장은 서울의 중심일 뿐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장소 중의 하나다. 정부청사 대사관 기업체 상점 고궁 미술관 등이 밀집해 있다보니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오간다. 어수선한 광화문 광장의 모습은 시민에게 불편을 주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국가 이미지를 흐려놓는다.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나 영국 런던의 더 몰.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이런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

세월호 특별법이 조속히 합의돼서 유가족 등이 단식 투쟁을 중단하면 가장 좋겠으나 의견 차이가 커 조만간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서울시는 손놓고 있을 일이 아니라 광장의 관리자로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한번 잘못된 선례가 만들어지면 나중에 고치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광화문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