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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의 비뚤어진 위안부 인식

Posted September. 15, 201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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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 사회를 보면 무섭다. 먹잇감을 찾은 맹수들이 무참하게 한 대상을 공격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언론과 정치계뿐만 아니라 문화계 인사까지 나섰다. 한쪽으로 지나치게 쏠리는 현상은 제2차 세계대전 직전 일본에서 나타났던 현상이다.

시발점은 아사히신문의 오보 인정이었다. 8월 5일자 특집기사에서 제주도에서 다수 여성을 강제로 끌고 갔다고 증언한 일본인 요시다 세이지(사망) 씨의 주장을 다룬 기사들을 모두 취소한다고 했다. 약 한 달이 지난 이달 11일에는 아사히신문 사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현장 소장이었던 요시다 마사오() 조사 보고서와 관련한 보도를 또다시 취소했다.

아사히신문이 두 차례 오보를 인정하자 보수 언론과 정치인들이 벌 떼처럼 들고일어났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4일 NHK 일요토론에서 일본군이 사람을 납치하듯 집에 들어가 어린이를 위안부로 삼았다는 기사가 세계에 사실로 받아들여져 (이를) 비난하는 비()가 세워졌다. 아사히는 국제사회에도 기사 취소를 설명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이시바 시게루() 지방창생담당상은 11일 한 TV 프로그램에서 아사히신문 기자들은 어느 정도의 국어 능력을 지니고 있나라며 비꼬았다. 아사히신문의 요시다 조사 보고서 보도가 오보로 판명된 것을 겨냥한 것이다.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로마인 이야기 등을 쓴 시오노 나나미(77) 씨도 가세했다. 그는 보수 월간지인 분게이슌주() 10월호에 아사히신문의 고백을 넘어라는 기고를 보내 아사히의 고백은 절호의 찬스라고 주장했다. 위안부 오보를 계기로 일본이 (국제적 고립) 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도네시아에서 현지의 네덜란드인도 위안부로 삼았다는 아사히신문 8월 특집기사에 대해 그 부분을 보고 머릿속에 위험신호가 깜빡이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이 위안부 문제로 (일본을) 공격한다면 바로 이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을 적으로 돌리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며 네덜란드 여자도 위안부로 삼았다는 등의 이야기가 퍼지면 큰일이다. 그전에 급히 손을 쓸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런 행태를 지켜보면서 일본의 일부 지도층은 과거를 직시하기보다 현재의 국제적 평판에 더 매달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네덜란드 위안부 문제는 이미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일본 정부는 국가의 명예는 과거의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미래를 이야기할 때 올라간다는 점을 깨닫기 바란다.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