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아시아경기대회 참가 논의 15일 실무회담 제안

북한이 9월 인천 아시아경기에 파견하는 선수단 및 응원단과 관련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판문점 실무회담을 15일 개최하자고 10일 제안했다. 판문점 연락관 채널로 전달된 제안은 이종무 북한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김영수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장 앞으로 통지문을 보내는 형식이었다. 그러면서 북-남 관계를 개선하고 민족 단합의 분위기를 마련하며 선수들의 경기 응원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실무회담이 열리면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이동 수단과 체류 문제, 부분 단일팀 성사 가능성 타진, 백두산 성화 채화 등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 수단이나 체류와 관련해 북한 대표단이 철도를 이용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정부는 이날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11일경 실무회담 수용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논의를 할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분위기가 무르익어 합의된다면 북측 대표단이 평양에서 출발해 서울역에 도착한 뒤 인천으로 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대표단의 철도 이동이 성사된다면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시베리아횡단철도와 한반도종단철도 등을 연결해 부산에서 유럽까지 운송로를 구축하는 제2의 실크로드 프로젝트다. 남북은 2000년 남북 철도 연결에 합의한 뒤 2007년 경의선(문산개성), 동해선(제진금강산) 구간을 개통해 열차를 시험 운행한 바 있다.

정부는 북한이 9일 황해도 지역에서 스커드 계열 단거리 탄도미사일 2기를 발사한 직후 실무회담을 전격 제안한 것과 관련해 북측의 진정성을 검토한 뒤 후속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스커드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 베이징=고기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