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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겨울왕국

Posted March. 28, 2014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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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인 겨울왕국 주인공들이 뛰놀던 장소와 낯선 의상은 어디에서 왔을까.

요즘 노르웨이는 때 아닌 관광특수를 누리고 있다. 북유럽의 빙하가 만든 깎아지른 듯한 협곡(피오르)과 북극 하늘의 마법 같은 오로라, 애니메이션 속의 왕궁을 빼닮은 교회를 보러 오는 가족 단위의 여행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인구가 20여만 명에 불과한 노르웨이 제2의 도시인 베르겐이 겨울왕국의 무대인 아렌델 왕국의 배경이 된 덕분이다.

27일 노르웨이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겨울 왕국의 인기에 힘입어 노르웨이를 찾는 미국 관광객이 올해 들어 3.5배 늘었다. 노르웨이 관광청에 따르면 2012년 노르웨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790만 명으로 주로 인접국인 독일과 스웨덴 덴마크인이었다.

하지만 겨울왕국이 미국에서 10억 달러(약 1조753억 원) 이상을 벌어들이며 흥행하자 미국인들도 노르웨이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페르아르네 투프틴 노르웨이 관광청장은 기존에는 노르웨이를 찾는 대다수의 관광객이 연인이었지만 영화 상영 이후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하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노르웨이가 주요 관광지로 떠오른 것은 개봉 이전부터 노르웨이 관광청이 디즈니와 함께 글로벌 마케팅을 펼치며 겨울왕국 관광객 잡기에 나선 영향이 컸다.

노르웨이 관광청은 홈페이지에 겨울왕국 특별 페이지를 만들고 동영상과 사진 등을 통해 관광지를 홍보했다. 또 작품 속의 오로라와 백야를 직접 볼 수 있다며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미국 디즈니도 홈페이지를 통해 영화 속 장면의 장소라며 노르웨이 오슬로, 널빤지로 지어진 노르웨이 교회, 송어 낚시 등을 소개하며 관련 여행상품을 팔고 있다.

겨울왕국의 미술감독인 마이크 지아이모는 언론 인터뷰에서 직접 노르웨이를 찾아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노르웨이의 자연환경과 건축물뿐만 아니라 주인공인 엘사와 안나가 입은 의상도 철저히 노르웨이식 복식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지아이모 감독은 다양한 머리 스타일과 19세기 중반 노르웨이 복식을 주인공들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혔다.

할리우드가 영화산업을 관광산업으로 연결해 성공한 사례는 이미 수없이 많다. 반지의 제왕 13편의 촬영지가 된 뉴질랜드는 영화의 성공 이후 세계적인 관광지로 떠올랐다.

아바타 역시 중국 위안자제() 천자산과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에서 촬영하면서 지역관광 활성화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줬다. 중국 관광공사는 영화 아바타의 영향으로 2007년 1600만 명 수준이던 중국 관광객이 2009년에 2200만 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해리포터 시리즈가 촬영된 영국의 옥스퍼드대, 영화 007에서 북한 배경이 된 영국 웨일스도 관광지 대열에 끼어들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측은 할리우드의 제작사들은 영화 속 배경을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면서 관광산업과 연계한다며 영화를 촬영한 스튜디오도 관광수입으로 재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어벤져스의 속편이 촬영되면서 직간접적인 경제적 효과가 관심을 끌었다. 한국관광공사는 어벤져스 속편의 한국 촬영으로 직접 홍보효과가 4000억 원에 이르고 국가브랜드 가치는 2조 원 이상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