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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농기술+유통 묶어 해외 진출

Posted March. 21, 2014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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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정보 유출로 훼손된 NH농협금융의 신뢰를 꼭 회복하겠습니다. 정보기술(IT) 투자를 더 늘릴 뿐만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15일 서울 중구 충정로 농협금융 본사에서 만난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신뢰 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금융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신뢰는 1월 카드정보 유출 사태 이후 크게 떨어졌고, 이를 만회하기 위한 신뢰회복프로그램이 이미 가동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임 회장은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경제금융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경제관료 출신. 지난해 6월 농협금융 수장으로 변신한 뒤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성공하는 등 농협금융을 금융시장의 대형 플레이어로 변신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추된 고객신뢰 확보가 급선무

임 회장은 지난달 임직원들과 함께 헌혈에 참여한 데 이어 이달에는 양로원을 찾아 급식봉사를 하고 불우청소년을 위한 콘서트를 열었다. 그는 홍보 하려는 게 아니라 농협을 믿었던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사회봉사에 나서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재임 중 틈날 때마다 어려운 계층을 위한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임 회장이 도입한 신뢰회복프로그램은 40가지 실천과제로 돼 있다. 주축은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 정보기술(IT)에 7600억 원 투자 카드고객 사은행사 확대 등 크게 세 가지. 그는 상실한 고객신뢰를 회복하는 일은 금융회사로서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며 카드 사태를 계기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고객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교육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삼성카드 부사장 출신을 카드부문 부행장(사장)으로 영입했다. 농협 조직에서 외부 출신 부행장이 탄생한 건 처음으로 내부에서는 파격 인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과 비교해 다소 높은 부실채권 비율도 올해를 기점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농협금융에 낯선 리스크 관리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부실채권별 담당자를 1 대 1로 정해 정리하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현재 2%인 부실채권 비율을 1.6%로 낮춰 건전한 금융기관으로 다시 태어나는 해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만이 할 수 있는 창조금융 선보일 것

곧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완료하면 농협금융의 총 자산은 290조 원으로 늘어난다. 증권과 보험 부문은 금융지주사 가운데 1위가 된다.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 강화로 농협금융이 종합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임 회장은 새로운 수익기반 청사진도 제시했다. 28개에 이르는 범농협 계열사와 시너지를 활용해 차별화된 해외진출 전략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금융지주처럼 해외에 지점을 내서 영업하기보다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창조금융을 선보이고 싶다며 농협 안에 금융, 농업기술(단위농협), 유통(하나로마트)이 모두 있는 만큼 농업경쟁력과 금융을 무기로 해외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유망 농식품 기업을 발굴해 글로벌 사업모델로 개발하거나 농축산업 기술이 부족한 지역에 선진기술을 전수해주는 방안 등을 계획 중이다.

임 회장이 요즘 농협조직에 가장 강하게 주문하는 건 바로 경쟁문화다. 그는 우투증권에는 치열하게 경쟁하던 우수한 인력이 많다며 경쟁이 몸에 밴 우투증권을 끌어들여 농협을 변화시키는 매개체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