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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시장과 소통 못해일자리가 가계부채 해결책

한은, 시장과 소통 못해일자리가 가계부채 해결책

Posted March. 20, 201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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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중앙은행이 그동안 시장과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이달 말 퇴임하는 김중수 총재의 통화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며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지난해 4월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달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동결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시장에서 기대에 어긋났다고 평가한다는 것은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금통위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시장과) 약속한 대로 (정책을) 이행하지 않은 데 따른 평가라며 한은의 소통 부족과 시장의 신뢰 하락을 인정했다.

이 후보자는 한은이 추진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신뢰 회복을 꼽았다. 그는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관건은 신뢰라며 예측 가능한 정책을 통해 약속한 대로 행동하는 언행일치()의 전통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도입한 포워드 가이던스(시장이 통화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를 제시하는 일)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뚜렷한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시장에서 궁금해하는 독립성과 물가안정을 중시하는 매파인지, 성장에 방점을 두는 비둘기파인지에 대한 견해도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이날 기준금리를 어떻게 관리할지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물가와 성장의 균형 있는 조합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한은의 정책목표가 정부와 충돌할 때에 대한 질문에는 모두 국가발전을 위해 이바지하는 게 목적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경제부처 수장들이 모이는 이른바 청와대 서별관 회의에 대해서도 선별해서 참석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부의 격차 확대를 꼽았다. 1000조 원이 넘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민간소비를 제약해 성장에 부담을 주고 정책 운신의 폭도 좁히고 있지만 금융시스템 위기로 번지지 않을 것이라며 소득이 증가하는 것 이상으로 가계부채가 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자리 증대가 가계부채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한은 총재 후보자를 대상으로 처음 열린 것이다. 2012년 한국은행법이 바뀌면서 총재 후보자도 청문회 대상에 포함됐다. 국회 기재위는 이날 청문회를 마치고 곧바로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했다.이 후보자는 4월 1일 공식 취임한다.

이원주 takeoff@donga.com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