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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에 끌려 다니다 선거 때만 중도 회귀한다는 민주당

강경파에 끌려 다니다 선거 때만 중도 회귀한다는 민주당

Posted January. 17, 201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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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그제 전략홍보본부장직을 사임하며 과감하게 전선을 오른쪽 중간에 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호남보다 충청권 유권자 비율이 더 높아졌고 보수 40, 중도 30, 진보 30이란 이념적 구성비가 바뀔 가능성이 적고, 50대 유권자 등 고령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 같이 기울어진 운동장에 맞춰 중산층과 서민 뿐 아니라 건강한 대기업과 연대를 표방하고 이에 맞게 경제 입법정책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했다. 김한길 대표가 밝힌 국민통합형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민 의원은 북한의 인권실상을 지적하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며 신햇볕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견해는 2012년 총선과 대선 당시 민주당의 패인()으로 지적됐던 문제 제기 그대로다. 당직을 물러나면서 비로소 이런 이야기를 하니 그동안 뭘하고 있었느냐는 이야기를 들을만 하다.

김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에서 제2 창당의 각오를 밝힌 데 이어 당직인선에서 좌파 성향의 강경노선을 고수한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을 대거 배제한 것도 같은 문제의식에서일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5월 당대표로 선출됐을 때도 왼쪽으로 너무 쏠려 국민으로부터 멀어졌다며 뼈를 깎는 혁신을 다짐했지만 그뿐이었다. 강경투쟁 논리가 당을 몰고 갈 때마다 김 대표와 민 의원 등 지도부는 머뭇거리며 끌려 다녔다.

민주당의 중원 공략 전략은 눈앞에 다가온 64지방선거를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지율에서 민주당을 더블스코어로 앞서고 있는 안철수 신당으로부터 중도 유권자를 빼앗아 오기 위한 고려도 있을 것이다. 민주당의 동기가 무엇이든 국민이 원하는 정치로 변신한다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2008년과 2010년 각각 손학규 대표 때와 정세균 대표 때도 실사구시() 생활정치를 내세운 뉴민주당 플랜을 추진했지만 친노 강경세력의 반대에 부딪혀 논란만 벌이다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이번에도 중도 쪽으로 분칠만 했다가 이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원점으로 돌아간다면 유권자들에게는 양치기 소년처럼 비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