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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얼기전 노숙인 먼저 찾은 산타

Posted December. 12, 2013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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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역 광장은 간밤에 내린 눈으로 땅이 얼고 피부를 얼얼하게 만드는 매서운 칼바람이 불었다. 오전 11시가 되자 광장에 마련된 무대 위에서 교회 찬양팀이 부르는 복음성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울려 퍼졌다.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노숙인들도 노래를 조용히 따라 불렀다.

서울역 노숙인 급식센터인 해돋는마을과 경기 용인시 새에덴교회가 이날 2013 성탄축하 사랑나눔 잔치를 열었다. 그룹 쿨의 가수 김성수와 탤런트 김예령, 경기천사소리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찬송 공연을 펼쳤다. 광장에는 역 주변 노숙인과 쪽방촌 거주민 500여 명이 모여 찬송가를 부르고 함께 예배를 올렸다.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목사들은 노숙인들에게 1인용 침낭과 간식이 든 빨간색 선물꾸러미를 나눠줬다. 자원봉사자 100여 명은 거동이 불편해 행사장을 찾지 못한 쪽방촌 거주민을 위해 역 일대를 돌며 선물을 전달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노숙인 장모 씨(75)는 추운 겨울을 어떻게 버틸까 걱정했는데 몸을 따뜻하게 덥혀줄 침낭을 받으니 걱정을 좀 덜었다고 말했다.

2008년 시작한 이 행사는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매년 성탄절을 앞둔 20일경 행사를 열었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추위가 빨리 찾아온다는 소식에 일정을 앞당겼다. 해돋는마을 대표 김원일 목사는 매해 연말이면 노숙인들의 마음속에 빈자리는 더 커진다. 작은 선물이 그 빈자리를 조금이라도 채우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는 어려운 이웃을 섬기고 돌보는 것은 교회가 해야 할 당연한 의무라고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