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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일단 빈손이지만황-김, 대화의 끈은 놓지 않았다

특검은 일단 빈손이지만황-김, 대화의 끈은 놓지 않았다

Posted November. 26, 2013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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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회동을 계기로 정국 정상화의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이번 회동은 김 대표의 제안을 황 대표가 받으면서 성사됐다. 김 대표가 전격적으로 회동을 제안해 4인 협의체 구성을 요청한 데에는 야당으로서 국면 전환의 필요성이 절실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특별검사제 임명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국정원 개혁특별위원회 설치에는 동의했지만 특검은 받을 수 없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9월 16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3자회담 이후 김 대표 측은 물밑에서 황 대표 측과 특검 및 특위 문제를 논의해왔다. 1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박 대통령이 최근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포함해서 무엇이든 국회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서 합의점을 찾아주신다면 존중하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한 발언도 김 대표 측과 청와대 측의 물밑 교감을 통해 삽입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시정연설 이후에도 새누리당의 특검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더이상 특검 정국을 돌파할 여지가 줄어든 상태에서 여론에 힘입어 한번 뚫어보자는 취지라며 특검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특검에 대한 논의를 하자는 것인데 이를 받지 못한다면 곤란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검찰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트윗 120여만 건을 추가 기소하면서 여론 환경도 여당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또한 국회법으로 정한 2014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12월 2일)을 일주일 남겨두고 국정의 책임자 중 하나인 여당이 정국 정상화에 적극성을 띠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민주당에 불리할 게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북지부에서 나온 대통령 사퇴 및 연평도 포격 사건과 서해 NLL(북방한계선) 문제 발언으로 불거진 종북 및 대선 불복 논란을 비켜가려는 시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황 대표가 이번 회동에서 김 대표에게 특검 도입은 논의 대상으로 삼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4인 협의체 구성 자체를 거부하지 않고 시간을 달라고 한 것을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민주당의 협의체 구성 제의가 약간의 진전을 보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이 특검을 무조건 도입하라는 것이 아니라 특검 도입 여부에 대해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함께 검토하자는 것인 만큼 대화와 협상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당 일각에선 특검 도입 여부에 대해 협의체에서 논의하자는 주장이라면 새누리당이 반드시 거부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이르면 26일 당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 등을 거쳐 민주당 제안을 검토한 뒤 수용 여부를 밝힐 방침이다.

새누리당이 협의체 구성에는 동의하더라도 특검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청와대가 특검 불가론을 굽히지 않고 있는 데다 여당 내부에서도 반대 여론이 강하기 때문이다. 황 대표가 이날 회동 10여 분전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 발언 파문과 대정부질문 파행 등 악재가 잇따르자 민주당에 연기를 요청했다가 번복한 것도 복잡한 당내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민동용 mindy@donga.com최창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