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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건씩 북인사발표 살라미 전술

Posted July. 19, 2012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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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8일 오전 11시경 12시에 중대보도를 하겠다고 밝힌 직후부터 청와대와 통일부, 외교통상부, 국방부 당국자들은 크게 술렁거렸다.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 전격 경질된 직후 북한 내부의 불안정성이 매우 높아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에 중대보도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긴장 속에 북한의 발표를 예의주시했다. 하지만 막상 나온 발표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 원수 칭호를 부여했다는 다소 맥 빠지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북한은 중대보도 중대방송 특별방송 등을 예고해 외부의 관심을 끌어 모은 뒤 일방적인 메시지를 발표하는 수법을 되풀이해 왔다. 북한은 1992년 4월 김일성 대원수 추대, 김정일 원수 추대도 중대방송을 통해 발표했다. 김일성 사망 4개월 이후인 1994년 11월에는 김정일의 다리동굴 건설 지시 내용을 중대방송으로 내보내 당국자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2000년 이후 북한이 내놓은 이런 방송은 주로 최고지도자의 움직임과 관련된 내용이다. 북한은 1994년 김일성 사망, 2011년 김정일 사망 때 특별방송 형식으로 발표했다. 2000년 남북 간 첫 정상회담 개최를 알린 보도는 특별중대방송으로 내보냈다.

북한이 이번에 이영호 해임과 현영철 차수 승진에 이어 김정은 원수 칭호 부여를 하루 간격으로 발표하는 것도 전형적인 북한식 보도 기법이다. 협상에서도 조건을 살라미 소시지 자르듯 잘게 쪼개는 것으로 악명 높은 북한이 발표도 하나씩 내놓으며 외부의 관심을 유지하려는 의도인 셈이다.

정부는 이런 북한의 전형적인 수법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 당국자는 김정은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을 수 있어 김정은 사망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며 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김정은의 파격 행보로 볼 때 과감한 개혁개방 조치 발표나 전향적인 대남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지만 이변은 없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외교안보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영호 해임 이후 북한의 내부 움직임과 향후 급변 가능성을 점검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소집한 것은 4월 13일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발사한 지 3개월여 만이다.



이정은 이승헌 lightee@donga.com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