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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출산, 부담감 2배에 혜택은 1명만 (일)

쌍둥이 출산, 부담감 2배에 혜택은 1명만 (일)

Posted February. 06, 201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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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5년 만에 어렵게 쌍둥이 임신에 성공한 유모 씨(35여)는 뱃속에서 두 개의 심장이 뛸 때마다 남들보다 두 배의 기쁨과 함께 두 배의 부담을 느낀다. 월 250만 원인 남편의 월급으로는 두 아이를 키우는 일이 버거울 것 같아서다. 쌍둥이는 병원 검사비용부터 1.5배 이상이 들었다. 6만8300원이면 되는 초음파검사비로 11만 원을 냈고 양수검사비도 40만 원이 많은 120만 원을 내야 했다. 앞으로 제왕절개비도 50만 원 더 내야 하고 산후조리원은 2주에 90만 원을 더 내야 한다. 유 씨는 어렵게 임신한 만큼 더 감사하게, 기쁘게 낳고 싶지만 현실이 발목을 잡는다고 푸념했다.

만혼()에 따른 난임 치료가 늘면서 쌍둥이 이상의 다태아() 출생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아직 사회적 지원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그 바람에 세 쌍둥이 이상을 임신한 경우에는 한 명을 지우는 선택유산마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태어난 다태아 수는 1만2841명으로 2005년 9459명에 비해 5년 새 35%가 늘었다. 산모의 평균 초산 연령이 2000년 27.7세에서 2010년 30.1세로 올라가면서 체외수정 및 배란유도로 쌍둥이를 출산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나만 낳아 남부럽지 않게 키워 보자는 생각으로 병원을 찾았던 예비 부모들은 예상치 못했던 다태아 임신 소식에 적잖이 당황하게 된다. 역시 비용이 가장 큰 부담이다. 쌍둥이 임신부는 고위험군이라 검사비, 합병증 치료비도 많이 들고 자연분만보다는 제왕절개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에서 출산 전후 비용으로 제공하는 고운맘카드도 태아가 아닌 산모 1인당 기준이라 일반 임신부와 동일하게 40만 원만 지급된다. 8개월 전 쌍둥이를 출산한 조영일 씨(36여)는 출산 후에도 기저귀와 옷값, 예방접종비 모두 두 명분이라 부담스러웠다며 예방접종비만 200만 원이 들었다고 했다. 이에 더해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는 유병률이 높고 조산의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임신 중에는 쌍둥이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거나 한 아이만 가입시켜 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 쌍둥이 이상을 임신한 경우 선택유산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모 씨(35여)는 네 차례의 인공수정 시도 끝에 지난해 5월 세 쌍둥이를 임신했지만 유산율이 높고 비용 부담도 크니 선택유산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사의 권유로 한 명을 유산시켰다. 산부인과들은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위해 선택유산을 권하고 있지만 현행법은 인공수정 시술이 활성화되기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 선택유산을 규제하는 조항 자체가 없다. 선택유산은 전문의의 상담을 거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데다 허가 및 신고 사항도 아니다. 진정으로 산부인과를 걱정하는 의사들의 모임의 최안나 대변인은 선택유산에도 자궁 손상 및 병균 감염 등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유럽 국가처럼 법으로 배아를 필요 이상으로 이식하지 못하게 제한해야 한다며 다태아를 임신하더라도 선택유산보다는 모두를 무사히 출산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현 조건희 jhk85@donga.com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