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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풀리자 매몰지 악취의 습격 (일)

Posted February. 23, 20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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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이 1213도로 오르는 등 전국에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가축 매몰지에서 악취 피해가 본격화되고 있다.

매몰지 악취 피해 본격화

21일부터 경기도를 중심으로 매몰지에서 침출수를 수거하는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악취문제가 침출수 못지않은 골칫거리가 됐다. 경기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 내 젖소 46마리의 매몰지의 경우 오후 들어 햇볕이 따스해지자 역한 냄새가 더욱 심해졌다. 충남도에서는 악취문제로 22일부터 도내 매몰지 301곳에 유용미생물로 만든 악취제거제 27t을 뿌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가축 매몰지에서 나온 침출수는 추운 날씨 탓에 사체 부식 과정에서 나오는 썩은 물이라기보다는 좁은 공간 내 매몰 가축 수가 많다보니 압착되면서 유출된 기름기와 체액이었다. 이 액체들과 그동안 잘 썩지 않던 사체가 낮 기온이 10도 이상으로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부패해 냄새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이날 오찬간담회에서 현실적인 난제 가운데 하나가 악취문제라며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현재 전국 매몰지 일대는 가스배출관을 통해 사체가 썩을 때 나오는 황화수소(H2S), 암모니아(NH3) 메틸메르캅탄(CH3SH), 유기산유(단백질이 썩을 때 나오는 물질) 등이 유출되고 있다. 황화수소는 계란이 썩는 냄새, 암모니아는 화장실의 퀴퀴한 화장실 내 분뇨 냄새가 난다. 또 단백질이 분해 될 때 나오는 트리메틸아민에서는 생선이 썩는 냄새, 메틸메르캅탄에서는 양파가 썩어 뭉개지는 냄새가 발생한다. 유기산의 경우 발 고린내와 유사한 자극적인 냄새가 난다.

악취는 매몰지로부터 반경 50m까지 퍼진다. 기온, 바람 방향, 세기 등의 기상상황에 수백 m까지 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박성남 경기도 매몰지 사후처리팀장은 매몰지 일대가 저기압일 때는 일대에 냄새가 잘 빠져나가지 않고 평야지대는 멀리 퍼지게 된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악취를 잡아라

각 자방자치단체마다 악취로 인한 감각()공해 피해를 막기 위해 분주한 실정이다. 경북 경산시는 최근 대구 남구로부터 유용미생물 발효액(Effective Organisms) 1t을 지원받았다. 이 발효액은 물과 10대 1로 섞어서 살포하면 악취 제거와 방역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산균, 효모균, 방선균, 광합성세균 등 유용미생물 80여 가지로 구성돼 있다. 미생물들은 대상물을 빨리 먹거나 소화시키면서 악취를 없애고 신속히 썩게 만든다. 경산시, 청도군, 대구 북구 등 구제역 발생지역에도 발효액이 각각 1t씩 지원됐다. 남구 녹색환경과 관계자는 2t이면 40만 원 정도의 예산 밖에 소요되지 않는데다 가축은 물론 인체에도 무해하기 때문에 구제역 악취 제거에 좋은 효과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북 예천군의 경우 구제역 매몰지에 설치된 가스배출관에 생균제를 사용한 필터를 설치했다. 지름 10cm, 길이 50cm 크기의 필터는 탈취제 역할을 한다. 생균제는 효모균, 바실러스균 등 7가지 미생물로 이뤄졌다. 예천군 농업기술센터가 개발한 것으로 지방분해 등에 효과가 있다. 악취를 없애고 사체 분해속도를 앞당기는 효능도 있다.

한편 정부는 구제역 감염 가축 매몰지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매몰지종합정보지도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지리정보시스템(GIS: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종합정보지도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선 공무원들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매몰지 주변의 지하수 분포와 방향, 오염취약정도, 수질 정보, 토양의 물빠짐 정도, 암석 분포, 하천과의 거리, 마을과 근접성, 지하수 관정 위치 등을 한 번에 파악해 매몰지를 관리하게 된다.



김윤종 장영훈 zozo@donga.com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