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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 리그 갖자 몸낮춘 일야구

Posted December. 09, 201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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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일본 규슈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두산 김경문 감독은 단단히 화가 났다.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와의 연습 경기를 위해 버스를 한 시간 넘게 달려 왔지만 소프트뱅크 측이 우리 팀 선수가 모자라니 경기를 7회까지만 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김 감독은 정말 자존심이 상했다. 그것도 소프트뱅크 1군이 아니라 1.5군이었다. 이후 일본 팀과의 경기에선 무조건 이겨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김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호시노 센이치 감독(현 라쿠텐)이 이끄는 일본을 연파하며 빚을 갚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스프링캠프에서 일본 팀들은 선심 쓰듯 한국 팀들과 연습 경기를 했다. 그것도 주전이 아니라 1.5군이나 2군 선수들을 내보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일본이 한국 야구를 새롭게 보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2월 캠프 때 많은 한국 팀은 일본 1군과 제대로 실력을 겨뤘다. 연습 경기를 먼저 제안해 온 일본 팀도 있었다.

내년부터는 한발 더 나아간다. 일본프로야구 실행위원회는 6일 내년 스프링캠프 기간 중 열리는 한국과 일본 팀들의 연습 경기에 리그명을 붙이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는 구단별로 연습 경기 일정을 고지했지만 앞으로는 일괄적으로 일정을 알려 팬들의 관심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두산과 KIA, 롯데 등은 몇 년 전부터 일본 규슈에서, SK 삼성 LG 등은 오키나와에서 캠프를 치러 왔다. 이들 팀들의 연습 경기는 각각 규슈 리그와 오키나와 리그로 불려 왔는데 내년에는 일본 팀들까지 가세해 새로운 이름이 탄생하는 것이다.

요미우리에서 오릭스로 이적한 이승엽, 야쿠르트 임창용, 롯데 김태균 등 일본파 선수들의 스프링캠프도 모두 오키나와에 있다. 내년 스프링캠프는 이래저래 흥미로운 리그가 될 것 같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