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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발 인플레 공습 막아라 신흥국 대책 고심 (일)

달러발 인플레 공습 막아라 신흥국 대책 고심 (일)

Posted November. 09, 201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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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2차 양적완화 발표 이후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자산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당장은 주가가 올라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달러 유동성에 기대어 오른 주가는 거품을 머금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도 오르면서 원자재 수입국의 물가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전 세계 달러발() 인플레이션 수출이 시작된 것이다.

3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6000억 달러(약 664조 원)어치의 국채 매입을 발표한 이후 주요국의 주가는 뛰기 시작했다. 아직 시중에 달러가 풀리지도 않았지만 달러 유동성이 풍부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 뉴욕증시는 4일 다우지수가 전날보다 219.71포인트(1.96%) 오른 데 이어 5일에도 9.24포인트(0.08%) 상승해 11,444.08로 마감했다.

한국 코스피는 달러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이 미리 반영돼 지난달 6일 1,900 선을 2년 10개월 만에 돌파한 이후 최근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 주가도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은 미국에서 빠져나온 달러가 세계 시장에 투입되고 있다며 특히 기초체력이 뒷받침되는 신흥국 시장에 달러가 대거 유입돼 해당 국가의 자산시장에 거품을 끼게 만들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신흥국에 유입된 달러는 경제위기 때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시한폭탄으로 작용한다. 위기 때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을 선호하기 때문에 신흥국 주식과 채권에서 자금을 빼내 미국이나 일본의 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의 경우 글로벌 경제위기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2008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4개월 동안 무려 695억 달러의 외화가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원자재를 수입하는 국가는 풍부한 달러 유동성으로 인해 물가 상승에 시달리게 된다. 미국의 양적완화에 따라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원자재 투자로 눈을 돌리면서 가격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5일 런던귀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된 현물 금값은 온스당 1,395.50달러를 보이며 사상 최고기록을 갈아 치웠다. 4일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84.70달러로 올해 1월 평균(76.75달러)보다 10% 정도 올랐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가 현실화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달러발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만기 1년 미만의 단기 외채에 부과금을 매기는 은행부과금 제도, 지난해 5월 외국인의 채권 투자에 대한 이자소득에 비과세 혜택을 준 것을 폐지하는 방안 등 각종 외화 유동성을 조절할 대책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나친 달러 유입을 막아 제2의 외환위기를 미리 막기 위해서다.

올해 달러 유동성이 한국 경제를 밀어 올리면서 예상보다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것이 확실시되자 내년 경제성장률 저하와 이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5% 내외로 봤지만 기저()효과로 인해 5%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경우 내년 경제성장률 5%를 가정해 짠 예산안과 각종 재정정책이 흐트러지고 정책 운영의 폭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



박형준 정임수 lovesong@donga.com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