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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이어 개성공단? 남북 또 치킨게임 돌입 (일)

금강산 이어 개성공단? 남북 또 치킨게임 돌입 (일)

Posted May. 18, 2010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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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이 금강산에 이어 개성공단을 놓고 또다시 서로를 향해 정면 돌진하는 치킨게임을 시작한 양상이다.

북한은 16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단장 명의로 남측에 통지문을 보내 남측은 대북심리전 재개가 불러올 파국적 후과에 대하여 전적인 책임을 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앞으로의 사태는 남측의 북남 합의 준수 여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측은 우리 군대의 경고를 심사숙고해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자신들이 개성공단 통행 차단 등의 조치를 강행할 경우 그 책임은 남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위협은 시기적으로 면밀히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일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북 제재 조치를 실행할 경우 이에 대한 맞대응 카드로 개성공단 통행 차단 카드를 준비한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19일 천안함이 침몰한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대북 전단 50만 장과 연평해전 동영상 1000개, 라디오 1000개, 미화 3000달러 등을 살포할 계획이다.

정부 당국자들도 북한의 이런 의중을 간파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응책이 마땅치 않아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해 3월처럼 북한이 불시에 육로 통행을 차단해 기업인들이 북한 땅에 사실상 억류될 경우 정부의 책임론이 대두될 것이 분명하다. 기업인들을 먼저 공단에서 철수시키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응책이지만 이 경우 개성공단 사업 중단의 책임을 모두 정부가 져야 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당국자들은 북한이 16일 경고한 육로통행을 제한차단하는 이상의 실제적인 조치가 무엇일지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지난해 3월 30일 현대아산 근로자 유성진 씨를 억류한 것처럼 이번에도 음란물 소지 등의 이유를 들어 남측 인사를 억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정부는 또다시 국민 신변안전 문제를 놓고 북측에 끌려 다닐 공산이 크다. 한 당국자는 상황에 따라 개성공단 출입도 우리가 먼저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으나 기업체의 반발이 예상돼 이를 실행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북한도 남측 기업이 전면 철수하는 상황까지 몰고 갈 수 있는 처지는 아니어서 양측이 결국 모종의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입주 기업인은 개성공단은 자체 발전설비가 없어 남측에서 보내주는 전기로 운영된다며 남측이 전기를 끊을 경우 북한은 아무런 대안이 없어 결코 남측이 철수하는 사태까지 상황을 몰고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석호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