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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도청 악몽

Posted July. 22, 2005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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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가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7년 특수도청팀을 가동해 정계와 재계, 언론계 주요 인사들의 식사자리 대화 내용을 불법으로 도청한 사실이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정원은 21일 불법 도청 관련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MBC가 입수한 X파일 녹음테이프는 안기부가 97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시점에 당시 삼성그룹 이학수(현 구조조정본부장) 회장 비서실장과 중앙일보 홍석현(현 주 미국대사) 회장이 대선자금 등과 관련해 나눈 대화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녹음테이프 내용이 공개될 경우 97년 당시 대선자금 문제에 대한 진상규명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정치권과 재계, 관계, 언론계 등의 관련 인사들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MBC는 이 테이프를 입수한 경위 등을 밝히지 않았으나 불법 도청에 관여한 전직 안기부 요원으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기부의 불법 도청 테이프는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퇴직한 한 안기부 직원에 의해 외부로 유출됐다가 1년여 뒤인 1999년 중반 무렵 안기부 감찰실에 압수됐다. 당시 압수된 테이프는 최소한 8000개나 되며 미림팀은 1999년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 뒤 보도자료를 통해 잘못된 과거를 씻어 버린다는 자세로 불법도청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 한 점의 의혹도 없이 국민들에게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은 안기부의 불법 도청 테이프 파문과 관련해 국회 국정조사 등을 통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정부에 촉구했다. 한나라당도 진상규명과 함께 불법도청의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정연욱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