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은 꿈

지난해 전국 고속도로 318개 구간 가운데 53곳의 교통체증이 너무 심해 고속도로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저속도로로 변한 구간은 고속도로 총 연장 2690.2km 중 248.6km로 1년 만에 2.5배 가까이 늘었다.

건설교통부는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이낙연(민주당) 의원에게 10일 제출한 2004년 고속도로 서비스 평가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고속도로 10%는 불통=건교부는 전국 23개 고속도로를 318개 구간(나들목과 나들목 사이 기준)으로 나눠 통행 속도, 시간, 안락감, 안전도를 측정했다.

A등급은 원활, B와 C는 안정된 흐름, D는 교통밀도 증가로 다소 불안정, E는 매우 불안정, F는 정체가 너무 심한 교통와해 수준.

조사 결과 경부선 남해선 서해안선 영동선 중앙선 등 10개 고속도로에서 53개 구간 248.6km가 차로를 바꾸기 힘들 정도로 정체가 심한 E나 F등급을 받았다.

F등급 구간은 경부선의 판교 나들목신갈 갈림목을 비롯해 영동선 북수원 나들목동수원 나들목 등 13개 구간에 62.1km나 됐다. 2003년 7개 구간 31.2km에서 1년 새 2배 가까이 늘어난 것.

경부선 울산선 영동선 경인선 구마선 등 11개 고속도로는 A등급을 받은 구간이 하나도 없었다.

도로 관리 예산은 오히려 줄어=건교부는 지난해부터 시범 실시된 주5일 근무제로 교통량이 증가해 도로 여건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건교부는 E와 F등급을 받은 고속도로 구간의 차로를 확장하거나 시설 개량 사업을 추진할 방침.

그러나 올해 고속도로 확장 및 신설과 관련한 예산은 약 2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2000억 원이 줄었다.

건교부 관계자는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취지로 국도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정작 고속도로 예산이 줄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심한 정체와 사고로 고속도로가 제 기능을 못하면 도로에서 엄청난 사회 비용이 발생한다며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황태훈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