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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둥이 영실이의 복수극 저도 기대돼요

Posted March. 23, 2005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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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참하지 않은데 참하게 봐 주시니, 저야 그저 고맙죠. 호호

22일 KBS 수원드라마센터에서 만난 탤런트 홍은희(24)는 친구들이 TV 보면 너답지 않게 얌전하게 군다고 막 웃는다며 특별히 달라진 건 모르겠지만 2년 전 결혼한 뒤 철이 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요즘 KBS1 아침드라마 TV소설-바람꽃(연출 한철경월금 오전 8:05)의 주인공 영실 역으로 40, 50대 주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바람꽃은 14후퇴 때 헤어졌다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20년 만에 재회한 자매의 엇갈린 운명을 다룬 1970년대 배경의 시대극. 홍은희가 연기하는 영실은 고아로 자라 식모살이 봉제공 등 온갖 고난을 겪고, 동생 정님(김성은)에게 사랑하는 연인마저 빼앗기는 인고()의 여인이다.

처음 식모 역할을 하면서 놀랐어요. 사람 취급도 안 하고, 거의 몸종처럼 부리고. 식모살이가 정말 그랬느냐고 물어보니 예전에는 밥 세 끼만 먹여줘도 고맙게 여기면서 일했대요.

그는 드라마 초반부의 착하디착한 영실이 답답했다지만 1970년대를 경험한 주부 시청자들에겐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수공장, 봉제공장 등 그 세대에게 익숙한 배경과 이웃집 언니 같은 영실의 캐릭터가 향수를 불러일으킨 것.

반갑게 다가와서 아유, 영실이 불쌍해 죽겠다며 손을 꼭 잡는 분들이 많아요. 식당에서는 살 좀 더 쪄야겠다며 반찬을 더 주시기도 하고.

서슴없이 다가서는 아주머니 팬 들이 부담스러울 법도 하건만 그는 마냥 좋아하는 눈치다. 실제로 보니 애기 같다며 놀라는 아주머니에게는 저 사실 어려요라고 응석도 부린다.

예전에는 어려 보인다는 말이 반갑지 않았어요. 앳돼 보여서 맡을 수 없는 역할도 많았거든요. 근데 아기 엄마가 돼서 그런지 요즘은 듣기 좋네요.

드라마 상도, 내사랑 팥쥐 등에서 활약하던 그녀는 스물 두 살이던 2003년 열한 살 연상의 선배 탤런트 유준상(현재 SBS 드라마 토지에 길상 역으로 출연 중)과 결혼해 그해 말 아들 동우를 낳았다.

홍은희는 결혼 뒤에는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오히려 가까운 사람을 더 챙기게 됐다며 경험이 많아져 연기폭도 넓어진다고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시어머니, 친정어머니는 바람꽃 팬이라 꼬박꼬박 다 보세요. 처음엔 연기 모니터 차원에서 보던 남편도 요즘은 바람꽃 재미에 푹 빠졌어요.

23일 45회를 맞은 바람꽃은 착하기만 하던 영실이 시련 속에서 점점 강해지고 당찬 면모를 갖춰가면서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홍은희는 고아로 자란 어린 시절 등 대본에 나오지 않는 영실의 모습을 자주 상상한다며 여성스러운 인물이지만 후반에는 복수극을 벌이는 카리스마도 갖춰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전지원 po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