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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광장에 상징 조형물 만든다

Posted March. 21, 200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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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10월 청계천 복원공사 완공에 맞춰 청계천이 시작하는 입구 광장에 세계적 팝아트 미술가인 미국의 클라에스 올덴버그(76)의 작품을 설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울의 새로운 명물이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시의 의뢰를 받아 광장에 조성할 조형물을 검토했던 서울시립미술관 하종현 관장은 청계천에 국한하지 않고 세계화 국제화시대에 서울시의 도시적 이미지에 맞는 국내외 작가들을 검토했다며 올덴버그의 작품이 대중에게 친숙하고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세련된 도시 미감과 잘 어울린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양윤재 서울시 행정부시장은 17일 시의회 임시회에서 6월까지 올덴버그가 작품 초안을 제시할 예정이라며 정보 공개와 투명한 사업 진행을 위해 필요하다면 시민들에게 그 작가의 작품이 좋은 지 등에 대해 여론조사를 벌일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올덴버그는 일본 도쿄() 국제무역전시장 앞 대형 톱과 미국 필라델피아 시청 앞의 거대한 빨래집게를 비롯해 립스틱, 우산 등 일상의 사물을 거대한 기념물처럼 제작하는 파격적 조형물로 조각 개념의 혁명을 일으킨 작가다.

스웨덴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화가나 조각가라기보다는 물체를 만드는 작가로 불린다. 석고로 만든 대형 햄버거, 모피로 만든 아이스크림, 철과 납으로 만든 대형 담배꽁초 등 일상용품을 특이하게 제작해 대중문화에 대한 냉소와 해학을 함께 표현하고 있다.

그는 사물의 크기를 비정상적으로 확대시킬 뿐 아니라 사물의 소재의 속성을 아예 바꾸기도 한다. 타자기, 변기, 공중전화 같은 딱딱한 사물을 모피나 천 같은 부드럽고 움직이는 소재로 제작해 즐거운 초현실주의를 선보인다는 평도 듣고 있다. 그의 작품은 아직도 뉴욕 주요 미술관들에서 겹치기 전시가 이뤄지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한편, 올덴버그의 작품 선정에 대해 민예총 문화연대 등 일부 문화예술단체들은 작가 선정과정과 기준을 공개하고 조형물 조성사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올덴버그의 작품은 청계천 복원의 역사성과 생태적 문화적 상징성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허문명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