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인터넷 킬러 해방구

Posted March. 01, 2005 22:40,   

日本語

인터넷 카페를 통해 자신의 가족을 청부살해하려 했던 30대 가장이 경찰에 검거되는 등 최근 청부살인 범죄가 잇달아 적발되면서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청부살인을 쉽게 시도할 수 있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어 문제로 지적된다.

손쉬운 범행 모의=살인을 의뢰하거나 실제로 살인이 이뤄져 경찰에 적발된 경우는 지난 6개월간만도 6건에 이른다.

살인을 청부하는 곳은 주로 인터넷 카페나 무허가 심부름센터이고 주변의 지인에게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한 가장으로부터 가족의 살인을 청부받은 김모(29) 씨가 인터넷에 청부용역 카페를 차린 것은 지난해 12월 중순. 올해 1월 초순까지 살인폭력 청부를 3건이나 받았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카페 검색란에 킬러(killer) 해결 의뢰 해결사 살인청부 등의 단어를 넣으면 10개 이상의 심부름센터 카페가 검색된다. 카페들은 게시판에 무슨 일이든 다 합니다와 같은 글과 함께 전화번호, e메일 주소 등을 적어놓고 의뢰인을 모집하고 있다.

취재팀이 몇 카페에 직접 가입해본 결과 일부 누리꾼(네티즌)들은 메신저 등을 통해 범죄 청부 방법 등에 대한 정보를 서로 교환했다. 한 누리꾼은 메신저를 통해 범행 대상에 대해 미리 알려주면 처리 방법에 따른 가격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서 청부업자가 가격을 너무 낮게 부르면 사기일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충고를 건네기도 했다.

또 다른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코너에는 심부름센터(흥신소)를 추천해 달라는 글들이 수십 건 올라와 있다. 이러한 글 밑에는 고객이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다 완벽히 해결합니다. 해결하시고 행복한 삶을 찾으십시오와 같은 답글이 달려있다.

청부용역업자로서는 범죄 용역이 위험하긴 하지만 큰돈을 만질 수 있어 손을 댄다.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김 씨는 카페를 개설한 지 겨우 한 달 만에 800여만 원의 돈을 입금받았다.

일부 심부름센터들도 돈이 되는 극한 범죄에 쉽게 연루되곤 한다.

경찰 골머리=인터넷을 통해 살인청부가 이뤄진다 해도 카페는 첫 접촉에만 쓰일 뿐 구체적인 사건 모의는 쪽지나 e메일, 전화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경찰이 일일이 이들을 추적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또 다른 문제는 인터넷 카페를 차려 살인청부업을 광고하거나 한 사람을 죽이는 데 얼마라는 식으로 흥정을 하는 것만으로는 범죄 구성요건이 되지 않는다는 것.

살인 대상자가 특정되지 않고는 이들을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경찰의 고민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학생들이 장난으로 만들 수도 있는데 카페에 글 한 번 올렸다고 모두 다 수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인터넷 카페에 대해 각 포털사이트 측도 속수무책이다.

포털사이트들은 살인 등의 단어를 금지어로 지정하고 문제 사이트를 집중 모니터하고 있지만 하루에도 수십 개씩 생겨나는 범죄 관련 카페를 막기는 어렵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