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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5순직 심정민 소령 은사의 사제곡

Posted January. 15, 2022 08:19,   

Updated January. 15, 202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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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쾌활한 목소리로 꼬박꼬박 안부를 전해왔는데….”

 11일 전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심정민 공군 소령(28·공사 64기)의 고교 은사인 송선용 씨(45·대구 능인고)는 “20년간 교편을 잡으며 손에 꼽을 만큼 아끼고 사랑한 제자를 잃어 너무 비통하고 허망하다“고 말했다.

 심 소령의 고교 3학년 담임이었던 송 씨는 이날 심 소령의 영결식장을 찾은 뒤 가진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고인과의 애틋했던 추억을 회고했다.

 그는 “정민이는 성품과 대인관계, 학업 등 모든 부문에서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한 제자였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음악과 축구 등 운동에 남다른 소질을 보였고, 탁월한 리더십을 갖춘 제자를 눈여겨본 송 씨는 공군사관학교 진학을 권유했다고 한다.

 송 씨는 “정민이는 공사 진학 후에도 10년째 수시로 전화를 걸어와 고민 등 살아가는 얘기를 도란도란 나눌 만큼 살가운 인생의 동료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민이가) ‘비행훈련이 너무 힘들지만 끝까지 버티겠다’고 얘기하기에 얼마나 대견스러웠는지 모른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통화 때 정민이 목소리를 녹음이라도 해둘 걸 그랬다”면서 울먹였다.

 그는 “11일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한 제자로부터 사고 소식을 접하고, 인터넷 검색에서 정민이가 잘못됐다는 걸 알고 통곡하며 빈소로 달려갔다”면서 “졸업식 때 제자들에게 5000원씩 나눠주며 10년 뒤 10배로 불려서 가져오면 좋은 곳에 기부하겠다고 했더니 정민이가 꼭 약속을 지킨다고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심 소령의 소속 부대인 경기 수원 제10전투비행단에서 엄수된 영결식엔 유족과 공사 동기생,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서욱 국방부 장관, 박인호 공군참모총장 등이 참석했다. 박대준 10전비단장은 조사에서 “고인은 아끼고 사랑하던 전투기와 함께 무사귀환이란 마지막 임무를 뒤로한 채 조국의 푸른 하늘을 지키는 별이 되고 말았다”고 애도했다.

 결혼 1년 차에 남편을 잃은 부인은 영결식 내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비탄에 빠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영결식 직후 고인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