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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딸 남겨두고 6•25참전 경찰관 2인 ‘71년만의 귀환’

어린 딸 남겨두고 6•25참전 경찰관 2인 ‘71년만의 귀환’

Posted October. 09, 2021 08:30,   

Updated October. 09, 20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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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딸을 두고서 6·25전쟁에 참전했다 전사한 경찰관 2명이 71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온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07년 전남 영광군 삼학리에서 발굴된 전사자 2명이 이남의 최영근 경사로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이 발굴된 장소는 1950년 7월 23일 영광군 경찰관 250여 명이 서해안으로 진격하는 북한군과 싸우다 모두 전사한 뒤 집단 매장된 지역이다. 국유단은 경찰청과 함께 2007년 이곳에서 38구의 유해를 발굴한 뒤 2018년까지 18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유족이 제출한 유전자 시료와 향상된 유전자 분석 기법으로 이 경사 등의 유해도 발굴 14년 만에 가족을 찾게 된 것이다.

 광주 출신인 이 경사는 결혼 직후 갓 태어난 딸을 남겨두고 참전했다. 딸인 기복 씨(73)는 “유해가 몇십 년이 지났는데 내 유전자와 일치한다고 하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경사는 전남 담양 출신으로 18세 때 결혼해 아내와 어린 두 딸을 뒀지만 전쟁이 터지자 형제와 가족의 걱정을 물리치고 “대한민국 경찰로서 자랑스럽게 죽을 것이다”는 말을 남긴 뒤 참전했다고 한다. 딸 춘옹 씨(77)는 “아버지의 유해를 찾지 못한 것이 인생의 가장 큰 한이었는데 이제야 풀게 됐다”며 “조국에 목숨을 바친 부친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국유단은 유족과 협의를 거쳐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거행한 뒤 고인들을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