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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드론 공습 아프간 사망자, IS대원 아닌 美협력자”

“美드론 공습 아프간 사망자, IS대원 아닌 美협력자”

Posted September. 13, 2021 08:50,   

Updated September. 13, 202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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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최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숨진 차량 운전자는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대원이 아니라 미국 구호단체 협력자였고, 사망한 어린이들은 귀가하던 아빠를 반기러 집 밖에 나왔다가 변을 당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 보도했다. 미군이 폭발물로 의심했던 차량 트렁크의 화물은 물통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미군이 지난달 29일 드론으로 공습한 표적 차량 운전자는 2006년부터 구호단체 ‘국제 영양과 교육(NEI)’의 전기 기술자로 일해 온 남성 제마리 아마디(43)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아마디의 가족과 동료 12명 이상을 인터뷰하고 보안 카메라 영상을 조사했다. NYT에 따르면 아마디는 미군의 드론 공습 당일 테러와 연관된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는 아침에 동료들을 차에 태워 출근했고, 탈레반이 장악한 경찰서에 들러 난민에 대한 식량 배급 허가를 요청한 뒤 사무실로 돌아왔다. 당일 오후 2시 반경 경비원의 도움을 받아 빈 플라스틱 통에 호스로 물을 채워 트렁크에 실었다.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뒤 동네에 물이 배달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아마디가 퇴근길에 내려준 동료 3명은 차량 안에는 노트북 2대와 물통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NYT에 증언했다. 아마디의 차량이 이날 IS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가옥 주변을 지난 것이 미군이 추적을 시작한 이유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미 국방부가 차량에 폭발물이 실려 있었다는 정황 증거로 제시한 ‘2차 폭발’도 실제로는 없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NYT가 현장을 취재하고 전문가에게 자문한 결과 드론의 미사일 공격과 그에 따른 차량 화재의 흔적만 나왔다. 공습을 받은 차량 주변 건물 출입문의 움푹 파인 흔적도 1개뿐이었다.

 아마디의 친척들에 따르면 이 오폭으로 어린이 7명을 포함해 민간인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는 10, 16, 20세인 아마디의 자녀 3명과 2, 6, 7세인 조카 3명, 3세인 친척 소녀 2명, 아마디의 사촌(30)이다. 공격에 쓰인 미사일은 미군이 아프간 전쟁에서 마지막으로 발사한 것으로, 미 국방부는 이 공격을 ‘정당한 타격’으로 표현한 바 있다고 NYT는 전했다.


조종엽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