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연봉

　에너지 공기업 등 주요 공공기관들이 부채와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도 임직원 연봉을 계속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공공기관은 정부의 경영평가에서 보통 수준인 ‘C등급’ 이하를 받고도 임원 연봉을 올려줬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39곳의 총부채는 2018년 181조7768억 원에서 2020년 198조3077억 원으로 2년 새 약 16조5000억 원 늘었다. 기관별로는 한국전력공사의 부채가 같은 기간 53조4046억 원에서 59조7720억 원으로 6조3674억 원 증가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30조6530억 원에서 36조784억 원으로 5조4254억 원 늘었다. 두 기관의 부채만 2년간 11조 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도 같은 기간 각각 17조4749억 원에서 18조6449억 원으로, 5조9241억 원에서 6조7535억 원으로 각각 1조 원가량 부채가 늘었다. 유가 등 원자재 상승과 신재생 에너지 확대로 에너지 공기업의 부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 39곳의 정규직 직원은 2018년 8만1929명에서 2020년 8만6609명으로 4680명 증가했다. 직원 수가 늘며 인건비 부담도 2018년 6조3773억 원에서 지난해 7조1007억 원으로 약 7234억 원 늘었다.

　빚이 쌓이고 있는데 기관들의 임원 평균 연봉은 2018년 1억5684만 원에서 2020년 1억7252만 원으로 9.9%(1568만 원) 올랐다. 같은 기간 직원 평균 연봉은 7644만 원에서 7831만 원으로 2.4%(187만 원) 상승했다. 2019년도 경영평가에서 C등급을 받은 석유공사의 지난해 임원 평균 연봉은 1억5435만 원, 같은 등급을 받은 광물자원공사는 1억3510만 원이다. 전년보다 각각 4000만 원, 2700만 원가량 상승했다.

　내년도 경영평가부터는 종합등급에서 D·E를 받는 공공기관 임직원이 성과급을 받지 못하도록 제도가 개편되지만 현재는 종합등급에서 D·E등급을 받아도 주요 사업에서 C등급 이상만 받으면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송충현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