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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미부착’ 불법 오토바이 쫓는 사나이

‘번호 미부착’ 불법 오토바이 쫓는 사나이

Posted September. 08, 2021 08:06,   

Updated September. 08, 202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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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토바이 운전자가 번호판 없이 다니거나 번호판에 비닐봉지 씌우면 경찰 만나게 해드립니다.”

 불법 오토바이에 대한 수천 건의 공익제보를 한 김준규 씨(28)는 평소 이같이 말하며 공익제보를 격려한다고 한다. 김 씨는 불법 오토바이에 대해 공익제보를 한 공로로 서울 광진경찰서에서 포상금과 감사장을 받을 예정이다.

 김 씨는 지난달 15일 오후 10시경 서울 광진구의 한 도로에서 번호판 없이 운행하는 오토바이를 목격했다 김 씨는 곧바로 휴대전화를 들어 112를 눌렀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오토바이는 사라졌지만 김 씨는 끝까지 오토바이를 추격해 경찰에게 도주 방향을 알렸다. 경찰은 수색 끝에 오토바이 운전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

 김 씨가 신고한 오토바이는 올 7월 김 씨가 번호판 없이 운행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뒀던 오토바이다. 김 씨는 “7월엔 신고를 못 했는데 8월에 다시 같은 오토바이를 목격했다”며 “한 달째 불법 운행을 한 것을 알고 경찰분들도 더 적극적으로 수색했다”고 전했다.

 김 씨가 불법 오토바이를 본격적으로 신고하기 시작한 것은 2년 전부터다. 집 근처에서 한 오토바이의 번호판이 없는 것을 보고 신고했는데, 알고 보니 그 오토바이가 도난당해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 김 씨는 “번호판 미부착 자체는 대부분 과태료 처분에 불과하지만 더 큰 범죄를 숨기거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번호판을 가린다”며 “이 사실을 안 후로 신념을 가지고 번호판 미부착 오토바이에 대해 집중 제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불법 오토바이를 중심으로 1년간 전국 기준 약 62건의 112 신고를 해 그중 경찰이 16건을 검거하는 데 기여했다. 국민신문고에 신고한 것까지 합치면 지금까지 수백 건, 공익제보단 활동까지 합치면 수천 건이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오토바이 관련 112 신고 건수는 올해 1분기(1∼3월) 월평균 5473건이던 것이 3분기(7∼9월) 월평균 8603건으로 5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오토바이 배달이 급증하며 신호 위반이나 주택가 굉음 등 불법행위가 늘어난 탓이 크다. 경찰 관계자는 “급증하는 오토바이 문제를 막으려면 시민들의 공익제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윤이기자 yun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