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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후 눈물 보인 철인 이도연 “하늘의 아버지 생각하며 죽도록 달렸어요”

완주 후 눈물 보인 철인 이도연 “하늘의 아버지 생각하며 죽도록 달렸어요”

Posted September. 01, 2021 08:50,   

Updated September. 01, 202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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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께 꼭 기쁨을 드리고 싶었는데….”

  ‘철인(鐵人)’ 이도연(49·전북)이 눈물을 터뜨렸다. 31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국제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도로 사이클 여자 독주 H4-5에서 55분42초91로 참가 선수 12명 가운데 10위를 차지한 다음이었다.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는 이 종목에서 4위, 도로 경주에서는 은메달을 따낸 이도연이었다.

 “아버지가 도쿄 메달을 기대하시다가 작년에 돌아가셨어요. 하늘의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죽을 만큼 달렸어요. 정말 죽을 만큼….”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어깨가 부서져라 손으로 페달을 돌리고 또 돌렸지만 숨 돌릴 틈 없이 나타나는 오르막은 너무 가혹했다. 건물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던 20년 전 그날처럼 말이다.

 사고 이후 좌절에 빠져 있던 이도연은 탁구를 시작하면서 활력을 되찾았고, 불혹이 된 2012년에는 육상에 도전해 원반·포환·창던지기에서 모두 한국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듬해에는 사이클 선수로 변신해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아경기에서 2관왕에 올랐다.

 겨울에도 바쁘다. 이도연은 평창에서 열린 2018 겨울패럴림픽 때는 노르딕 스키 선수로 출전해 7개 종목에 걸쳐 49.1km를 완주하기도 했다.

 이도연이 다시 미소를 되찾은 건 이날 전북 무주군 한 펜션에 모여 엄마를 응원한 설유선(28), 유준(26), 유희(24) 세 딸 이야기가 나온 다음이었다.

 “우리 딸들은 저를 달리게 하는 힘이죠. 우리 딸들 응원 영상 보니까 내일은 정말 무엇이라도 값진 것 하나 가지고 가고 싶어요.”

 이도연은 1일 여자 개인 경주 H1-4, 2일 혼성 단체전 계주 H1-5에 도전한다.


황규인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