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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지역 SOC 갈등… 대선 화약고 우려

Posted June. 05, 2021 08:09,   

Updated June. 05, 202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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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내 아파트 공급 계획이나 철도 등 지역에 건설되는 사회간접자본(SOC)을 두고 터져 나오는 주민들의 반발에 더불어민주당이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집권 여당이 차마 정부 방침에 반대를 표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지역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경기 김포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김주형 박상혁 의원은 2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을 김포에서 서울 강남까지 연결해 달라며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삭발을 했다. 앞서 두 의원은 민주당 송영길 대표, 노형욱 국토부 장관 등을 만나 GTX D노선의 강남 연결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야당도 아닌 집권 여당 의원들이 삭발까지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김포 민심이 들끓고 있다는 항의 시위”라고 했다.

 이에 앞서 여당 소속인 김종천 경기 과천시장이 주택 공급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민소환투표에 회부되자 여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남의 일 같지가 않다”는 반응이 나왔다. 단순한 불만 제기에서 벗어나 지역 주민들이 실제 행동에 나서는 양상이 수도권의 다른 지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다.

 각 지역의 반발에 여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건 내년에 3월 대선, 6월 지방선거가 연이어 열리기 때문이다.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인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달 17일 출근 시간에 김포도시철도를 직접 탑승한 뒤 “김포 시민들의 고통과 분노를 가까이에서 아프게 체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국가 차원의 정책과 지역의 민원을 동시에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자칫 내년 두 차례의 전국 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의 SOC 사업을 둘러싼 선심성 공약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혜령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