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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가계빚-고령화가 한국의 불안요소”

“집값-가계빚-고령화가 한국의 불안요소”

Posted June. 01, 2021 08:14,   

Updated June. 01, 202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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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이끈 멕시코 출신의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72·사진)이 1일 퇴임한다. OECD 최장수 수장인 그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주재 한국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총장 은퇴를 앞둔 소회, 15년 간 느낀 한국에 대해 조목조목 의견을 밝혔다. 후임은 마티아스 코먼 전 호주 예산장관(51)이다.

 구리아 총장은 OECD 총장으로서 겪은 한국을 “가장 극적으로 변화한 국가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반도체,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등 많은 분야에서 한국의 발전은 인상적”이라며 “여러 정부에 ‘한국이 자랑스럽고 그 비결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고 밝혔다.

 구리아 총장은 이어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대해서도 비교적 후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한국은 코로나19 대유행을 성공적으로 관리했고, 그 결과로 내년 경제 전망에서도 선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의 비법을 공유하면 좋겠다”며 웃었다.

 다만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제 회복이 명확해질 때까지 경기부양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경기부양책은 시기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10%에 머물고 있는 한국의 백신 접종률에 대해 “보통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들이 확진자 수는 많은 반면 한국은 백신 접종은 더딘데 확진자 수는 적은 특이한 조합”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규모가 작아 시간을 벌수 있었지만, 이제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두가 안전할 때까지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며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에 백신 공급은 물론이고 구매 자금, 백신 생산 시설 구축 등 전방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리아 총장은 한국 경제의 불안 요소로 ‘부동산’과 ‘가계부채’, ‘사회 고령화’를 꼽았다. 그는 “집값 문제와 정부나 기업이 아닌, ‘가계’ 부채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생산성 저하도 심각하다”며 “사람들이 점점 더 오래 살고, 오래 일하기 때문에 일하는 형태, 환경, 여건이 모두 바뀌고 있는 점도 큰 도전 과제”라고 했다.

 구리아 총장이 제시한 해법은 ‘보육 인프라 확대’. 그는 “출산 후에도 여성이 계속 일을 할 수 있도록 데이케어 센터(보육시설)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출산 여성의 재교육, 업무 능력 향상을 지원하는 정책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인류가 싸워야 할 가장 큰 적으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그는 “현재 우리의 제1 의무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는 것”이라며 “그러나 더 중요한 의무는 미래 세대를 위해 지구 온난화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초창기부터 탄소에 어마어마한 가격을 매겨야 한다고 말해왔다”며 “탄소세, 배출권 거래제를 활성화하고, 화석연료 산업에 정부가 보조금을 주는 방식도 중단해야 한다. 그래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구리아 총장은 “15년간 가장 의미가 있었던 일은 단순한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 즉 부의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포용적 성장을 중시해 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