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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고용시장 어려움 완화”... 2030 아우성 안 들리나

홍남기 “고용시장 어려움 완화”... 2030 아우성 안 들리나

Posted March. 18, 2021 07:55,   

Updated March. 18, 202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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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청은 어제 ‘2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47만 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째 취업자가 줄었다. 외환위기 직후 16개월 연속 감소한 이래 최장 기간 감소세다. 감소 폭은 1월 98만 명에 비해 다소 줄었다. 이를 두고 홍남기 부총리는 “고용시장의 어려움이 눈에 띄기 완화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고용 내용을 들여다보면 홍 부총리의 발언은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 30대 이하 취업자는 38만 명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21만 명 증가했다. 겨울 한파로 중단됐던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재개된 결과다. 경제 허리가 무너지는데 ‘노인 알바’로 분식한 통계를 놓고 고용 상황이 좋아졌다고 하는 것은 경제부총리로서 너무 안일하고 무책임한 말이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와 그냥 쉬었다는 사람이 332만 명이다. 이들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자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이렇게 통계에 드러나지 않는 사실상 실업자 가운데 약 100만 명이 청년이다.

 이런데도 청년 일자리 대책은 여전히 땜질식이다. 정부는 4차 추경에 청년디지털일자리사업과 구직단념청년응원금 비용으로 5676억 원을 책정했다. 청년디지털일자리 사업은 지난해 청년들의 외면으로 예산의 33.6%밖에 집행하지 못했다. 구직단념청년이 컨설팅을 받으면 20만 원씩 응원금을 주는 것도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청년들은 세금으로 만든 아르바이트 자리나 지원금보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원한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 10곳 중 6곳이 올해 상반기에 직원을 뽑지 않거나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한다. 한국은행은 인력의 수요 공급 불일치를 청년실업의 요인으로 지적한 바 있다. 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정부는 고용통계를 내놓을 때마다 코로나 탓을 한다. 코로나 사태로 대면 서비스가 줄면서 청년실업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업이 채용을 못하는 구조적 문제도 적지 않다. 정부는 땜질 정책으로 통계 수치 개선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수급 불일치, 고용 환경, 인재 양성 등 구조적 문제를 면밀히 들여다봐야한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