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유명희, WTO 사무총장 결선에... 첫 한국인 수장 기대 커져

유명희, WTO 사무총장 결선에... 첫 한국인 수장 기대 커져

Posted October. 09, 2020 09:02,   

Updated October. 09, 2020 09:02

日本語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53)이 국제 다자무역 질서의 구심점인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최종 후보 2인에 올랐다. 첫 한국인 WTO 수장이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8일 산업부 등에 따르면 WTO는 이날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선호도 조사 결과 유 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최종 3라운드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두 후보 모두 여성이다. 유 본부장이 최종 선출되면 WTO의 첫 한국인 수장과 첫 여성 사무총장이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쥐게 된다.

 당초 5명이 진출한 2라운드에서는 인물보다 지역 기반으로 지지표가 결집해 유 본부장에게 불리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유 본부장이 직접 스위스 제네바와 미국 등을 돌며 지지 활동을 벌이고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것이 표심에 영향을 줬다. 문재인 대통령은 WTO 35개 회원국에 친서를 보내고 5개국 정상과 통화하며 유 본부장을 지원했다.

 두 여성 후보는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유 본부장은 25년간 통상 분야에서 일한 현직 통상 전문가라는 것이 강점이다. 한국의 경제적 위상, 정부의 전폭적 지원도 등에 업고 있다.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세계은행에서 25년간 근무했고 2012년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와 총재직을 두고 막판까지 경쟁을 벌여 국제적 인지도 측면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아프리카계 WTO 총장이 없었다는 점도 유리한 부분이다. WTO 회원국(164개국) 중 대륙별로 아프리카가 40여 개국으로 가장 많다.

 3라운드는 회원국 간 합의로 결정되는 만큼 WTO 내 영향력이 큰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지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관계자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물론 중국 표심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지지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본의 반대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관건이다. 일본 정부와 언론은 유 본부장의 WTO 사무총장 도전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아 왔다. WTO는 다음 달 7일 전까지 합의를 도출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유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20분간 통화하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만만치 않은 상황을 헤치고 여기까지 왔으니 상대적 강점을 살려 반드시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통화와 별개로 이날 오전 참모진 회의에서 “제일 큰 고비가 남아 있다. 여기까지 온 이상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당부해달라”고 했다.


주애진 jaj@donga.com · 황형준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