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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서해NLL 무력화 또 노리나

Posted September. 28, 2020 08:29,   

Updated September. 28, 202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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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군과 해경이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 씨(47)의 시신 수색 과정에서 자국 영해를 침범했다는 북한의 경고가 무력시위나 도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그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는 수법으로 국면 전환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군 소식통은 “김정은의 사과를 담은 통지문에도 한국이 자꾸 시비를 건다고 북한이 판단할 경우 모종의 군사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선 서해 NLL 근처에 여러 척의 경비정을 내려보내는 상황이 예상된다. 경비정들이 우리 측 수색 선박에 대해 ‘자국 수역’을 침범했다고 경고방송을 하는 한편 NLL에 바짝 붙어서 위협을 가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남측이 퇴각 지시를 거부했다면서 NLL을 침범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등산곶이나 인근 도서에 배치된 해안포를 NLL 인근으로 쏘는 고강도 도발도 우려된다.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NLL 일대에 설정된 완충수역에선 포 사격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해 1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서해 NLL에서 불과 10여 km 떨어진 창린도에서 해안포를 사격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합의를 주도한 김 위원장이 보란 듯이 합의를 깨는 무력시위를 주도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남측의 ‘자국 영해’ 침범을 트집 삼아 또다시 NLL 일대에 포격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우리 측 수색 활동을 위축시키는 동시에 아군의 맞대응을 유도해 NLL 일대의 긴장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이 씨 사살 및 시신 훼손 사건을 희석시킬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