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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스만 만나면...볼끝이 가벼워진다 류현진, 징크스 못깨고 또 수모

양키스만 만나면...볼끝이 가벼워진다 류현진, 징크스 못깨고 또 수모

Posted September. 09, 2020 08:20,   

Updated September. 09, 202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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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의 제국’을 마주하면 볼 끝이 가벼워지는 것일까.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33)이 뉴욕 양키스와의 악연을 떨쳐내지 못했다. 류현진은 8일 미국 뉴욕주 버펄로 세일런 필드에서 열린 양키스와의 안방경기에서 5이닝 6피안타(3피홈런) 5탈삼진 1볼넷 5실점으로 부진하며 4승 도전에 실패했다.

 전날까지 류현진에게 통산 2경기 2패의 ‘징크스’를 안겨준 양키스 타선은 초반부터 류현진을 압박했다. 1회초 1사에서 루크 보이트, 에런 힉스가 류현진으로부터 연속 타자 홈런을 뽑아낸 것. 보이트에게 던진 첫 번째, 힉스에게 던진 다섯 번째 시속 145km짜리 밋밋한 패스트볼이 화근이었다. 타자들의 방망이는 힘차게 돌았고 맞는 순간 야수가 타구 쫓기를 포기한 공은 둘 다 세일런 필드 왼쪽 관중석으로 훌쩍 넘어갔다.

 이후 수비 실책 등에도 평정을 잃지 않던 류현진은 2, 3회를 무실점으로 넘겼지만 4회 1사 이후 다시 홈런을 맞았다. 미겔 안두하르는 한가운데로 몰린 류현진의 2구째 시속 141km짜리 슬라이더를 왼쪽 담장 밖으로 넘겼다. 류현진이 1경기에서 홈런 3개를 내준 건 2019년 8월 24일 이후 381일 만이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 역시 양키스였다. 홈런 3방으로 체면을 구긴 류현진은 5회초 안타 3개를 맞으며 2점을 더 내줬다. 류현진의 통산 양키스 상대 평균자책점은 8.71에서 8.80(15와 3분의 1이닝 15자책)으로 더 올라갔다. 2.51까지 떨어뜨렸던 올 시즌 평균자책점도 3.19로 크게 올랐다.

 유일한 위안은 양키스를 상대로 패전 기록을 추가하지 않은 것이다. 수비에서 1, 2회 각각 실책을 범하며 류현진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토론토 야수들은 2-6으로 뒤진 6회말에만 대니 잰슨의 만루홈런을 포함해 안타 5개, 볼넷 4개, 실책 1개를 얻어내 대거 10득점 하며 화끈하게 경기를 뒤집었다. 토론토는 12-7로 역전승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키스와의 승차도 2경기로 벌렸다. 이날 워싱턴에 1-6으로 패한 지구 1위 탬파베이와의 승차는 4.5경기로 줄어들었다.

 경기 후 류현진은 아쉬운 표정으로 “다음부터 잘 던지겠다. 내가 초반에 실점하며 어려웠는데 동료들이 역전했다”고 말했다. 토론토는 정규리그 19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양키스와는 9차례나 더 상대해야 한다. 그만큼 류현진에게도 설욕 기회는 남아있다.


김배중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