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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질량 142배 블랙홀 탄생과정 포착

Posted September. 03, 2020 07:43,   

Updated September. 03, 2020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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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 질량의 140배가 넘는 거대한 블랙홀이 충돌을 통해 탄생하는 과정이 중력파 연구를 통해 발견됐다. 중력파는 질량이 있는 물체가 속도가 변하는 운동을 할 때 우주에 퍼지는 시공간의 움직임이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와 독일 막스플랑크 중력물리연구소,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미국과 이탈리아에 설치된 중력파 검출기기 ‘라이고’와 ‘버고’를 이용해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하면서 질량이 태양의 142배에 달하는 거대한 블랙홀이 형성되는 과정을 지난해 5월 포착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 레터스’와 ‘피직스리뷰레터스’ 2일자에 각각 발표됐다.

 연구팀은 계산을 통해 이 중력파가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160억 년 가야 하는 거리에서 70억 년 전에 발생한 두 블랙홀이 충돌해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충돌 과정에 참여한 두 블랙홀의 질량은 각각 태양의 66배와 85배였다.

 이번 발견은 지금까지 발견된 블랙홀 병합 현상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특히 그동안 간접적인 증거로만 알려진 ‘중간질량 블랙홀’의 존재를 처음 직접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중간질량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100∼10만 배 사이의 블랙홀로, 별이 수축해 블랙홀이 된 작은 블랙홀과 은하의 중심에 자리 잡은 태양의 수백만 배 질량의 ‘초대질량 블랙홀’ 사이를 연결시켜 주는 블랙홀이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일원인 김정리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는 “관측 없이 예상만 했던 중간질량 블랙홀과, 존재하기 어렵다고 봤던 태양의 수십배 질량의 블랙홀이 모두 발견됐다”며 “기존 블랙홀 탄생과 성장 이론과 모델을 보완할 새로운 발견”이라고 말했다.


윤신영동아사이언스기자 ashill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