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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탄전 부른 ‘유심’, 한동훈 텔레그램 노렸다

육탄전 부른 ‘유심’, 한동훈 텔레그램 노렸다

Posted July. 31, 2020 08:29,   

Updated July. 31, 202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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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폰 잠금을 풀지 못해도 텔레그램 대화 내용 복원이 가능하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29일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USIM·가입자인증식별모듈) 압수수색을 강행한 이유는 ‘보안 메신저’ 정보를 우회적으로 빼내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최근 피의자로부터 압수한 유심 카드로 텔레그램 메시지 복원에 성공한 수원지검의 신종 과학수사 기법을 검토했다. 수원지검은 지난해 7월 1000억 원대 도박사이트 운영진 일당을 구속 기소하는 과정에서 아이폰 비밀번호 해제를 거부하는 피의자들의 협조 없이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모바일 메신저로 주로 쓰는 텔레그램을 PC 버전으로 접속할 때 사용자의 휴대전화 번호로 로그인 코드를 받으면, 과거 휴대전화로 주고받았던 대화 내용을 전부 컴퓨터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휴대전화에서 빼낸 유심 카드를 공기계에 꽂아 인증코드만 발송받으면 된다. 디지털 압수수색 경험이 많은 특수부 출신 검사들도 대부분 모르고 있는 이 기법은 지난해 대검찰청 과학수사부로부터 우수 과학수사 사례로 선정됐다. 최근 n번방 사건을 지휘한 김욱준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가 당시 신종 수사를 성공시킨 수원지검 형사1부장이었다.

 정 부장검사는 1년 전과 같은 방법으로 유심을 통로 삼아 한 검사장의 메신저 내역을 확보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은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 분석을 압수수색 당일 현장에서 마치고 오후 4시 본인에게 돌려줬다”고 밝혔다. 분석을 시작한 지 2시간여 만에 반환한 것을 두고 원래 목적했던 메신저 자료 확보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한 검사장은 텔레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진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