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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지는 ‘핫반도’... 2100년엔 사과 배 사라진다

더워지는 ‘핫반도’... 2100년엔 사과 배 사라진다

Posted July. 29, 2020 09:02,   

Updated July. 29, 202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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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발생한 지카바이러스는 뇌신경계 질환, 특히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해 임신부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열대지방에 서식하는 이집트숲모기에 의해 주로 전파된다. 중남미나 동남아에 환자가 집중된 이유다. 하지만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 갈수록 더워지는 날씨 탓에 2050년경 이집트숲모기를 비롯해 뎅기열을 유발하는 흰줄숲모기가 한반도에 토착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한반도의 온난화 속도는 빠르다. 28일 환경부와 기상청이 펴낸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한반도 기온 상승폭은 지구 전체 평균의 2배 수준이다. 1880∼2012년 지구 평균기온이 0.85도 상승한 반면 비슷한 시기(1912∼2017년) 한반도는 약 1.8도 올랐다. 지구 해수면 온도는 1968∼2016년 0.47도 올랐지만 같은 기간 한반도 해수면 온도는 1.23도 상승했다.

 지난겨울 한반도 평균 기온은 3.1도로 관측 사상 가장 따뜻했다. 그 결과 올여름 한반도 곳곳에서 대벌레와 매미나방, 노래기 등 다양한 벌레 발생이 늘고 있다. 평균기온이 1도 오르면 모기 발생이 27%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살모넬라균과 장염비브리오균에 의한 식중독도 각각 47.8%, 19.2% 증가한다. 온열질환 등으로 인한 사망률은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5%가량 늘어난다.

 농어업도 변화를 피할 수 없다. 2100년경 한국산 사과와 배는 실종될 것으로 보인다. 과수농사에 적정한 조건(연평균 기온 11∼15도)을 찾을 수 없게 된다.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김 양식 등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 대신 망고 같은 열대과일과 돔, 방어 등 아열대성 어종이 주력 품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고 현재 수준의 경제활동을 유지하면 21세기 말 한반도 평균 기온은 4.7도 오르고 해수면은 65cm 올라간다. 일일 최고 기온이 33도를 넘기는 폭염은 현재(연평균 10.3일)보다 3배 이상(35.5일) 지속된다.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는 1900여 편의 연구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2010년부터 5년 단위로 발간하는 기후변화 백서다.


강은지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