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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만에 돌아온 EPL,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로 시작

100일 만에 돌아온 EPL,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로 시작

Posted June. 19, 2020 08:53,   

Updated June. 19, 202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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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100일 만에 다시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그라운드에는 같은 문구를 등에 새긴 선수 22명이 잔디를 밟았다. 주심이 호루라기를 불자 선수들은 킥오프 대신 10초간 한쪽 무릎을 꿇고 묵념했다. 관중 없는 그라운드에 적막이 흘렀다.

 EPL은 18일 애스턴 빌라-셰필드, 맨체스터시티(맨시티)-아스널전을 시작으로 석 달 넘게 굳게 닫혔던 문을 다시 열었다. EPL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3월 10일 애스턴 빌라-레스터시티전 이후 중단됐다.

 한쪽 무릎을 꿇는 의식은 흑인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에서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씨를 향한 추모였다. 선수들은 유니폼에 자신의 이름 대신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는 문구를 달고 뛰었다. 경기 시작 전 코로나19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1분간 묵념을 하기도 했다.

 EPL을 비롯한 대부분의 축구 리그는 그라운드에서 정치적 의미를 담은 행위나 문구를 금지하지만 EPL은 예외를 인정했다. 리처드 마스터스 EPL 최고경영자는 “정치적 의사표현이라기보다는 도덕적인 가치를 지닌 행동이라고 봤다. 우리가 특별한 시기를 살고 있는 만큼 세계적인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메이카 출신 흑인 공격수 라힘 스털링(맨시티)은 “오늘 우리 모두가 그라운드에서 무릎을 꿇으면서 EPL은 크게 도약했다. 우리는 바른길로 나아가고 있고, 세상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맨시티는 아스널에 3-0 완승을 거뒀다. 맨시티의 주전 공격수 스털링은 안방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팀의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승리에 기여했다. 맨시티는 19승 3무 7패(승점 60)로 2위를 유지했다. 1위 리버풀(27승 1무 1패·승점 82)과는 승점 22점 차다.

 애스턴 빌라와 셰필드는 0-0으로 비겼다. 이날 셰필드는 오심에 울었다. 전반 41분 셰필드의 올리버 노우드가 찬 프리킥 슛을 애스턴 빌라 골키퍼가 몸을 던져 잡았으나 공은 이미 골라인을 넘은 뒤였다. 하지만 골라인 판독 시스템인 ‘호크아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득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호크아이 측은 “지난 9000번의 경기에서 나온 적 없던 일이 처음 나왔다”며 사과했다.

 토트넘의 손흥민은 20일 오전 4시 15분 안방인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30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토트넘은 현재 승점 41(11승 8무 10패)로 20개 팀 가운데 8위다. 시즌 9경기를 남겨둔 현재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4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4위 첼시(승점 48·14승 6무 9패)와는 승점 7점 차다.


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