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정상회담 배석자보니

Posted April. 28, 2018 08:58,   

Updated April. 28, 2018 08:58

日本語

 당초 청와대는 남북 정상이 마주 앉는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2층 메인테이블에 14개의 의자를 준비했다. 하지만 27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이 시작되자 단 6개의 의자만 사용됐다. 북측이 배석 인원을 대폭 줄이면서, 우리 측도 그에 맞춰 인원을 줄였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좌우로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앉았고, 김정은 좌우로는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했다. 북한의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방남했지만, 이번 회담 국면을 주도하는 인물이 김여정과 김영철이라는 사실을 재확인시킨 것이다. 김여정과 김영철은 평창 겨울올림픽을 전후로 각각 한국을 찾아 청와대 인사들과 만났고, 지난달 우리 대북 특사단이 평양에서 김정은을 만났을 때도 배석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평화의집 1층에서 열린 환담에서도 9명의 북측 수행원 중 김여정과 김영철만 배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임 실장, 서 원장을 비롯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배석한 것과 대조적이다.

 임 실장 등이 앉은 뒷줄에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비서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이 앉았지만 북측에서는 아무도 앉지 않았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의 1인 지배 체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핵화 등 결정적인 판단을 내릴 때 많은 참모들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라며 “김정은의 ‘측근 중의 측근’이 누구인지 확실히 각인시켰다”고 말했다.

 또 이날 회담에서 김여정이 오빠인 김정은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듯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줘 일각에서는 ‘임종석-김여정’의 2인자 라인과 ‘서훈-김영철’의 정보당국 라인이 공식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상준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