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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미동맹은 미에도 이익’ 깨달으라

트럼프, ‘한미동맹은 미에도 이익’ 깨달으라

Posted May. 01, 2017 08:31,   

Updated May. 01, 201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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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비용 10억달러 한국부담’ 발언에 대해 어제 맥 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동맹국 비용분담에 대한 미 국민의 여망을 염두에 둔 일반적 맥락의 발언”이라며 “한미동맹은 가장 강력한 혈맹이고 아태지역에서 미국의 최우선 순위이다. 한국과 100%함께 할 것이란 게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메시지”라고 했다. 안보보좌관이 신속하게 진화에 나섰다고 안도할 일이 아니다.

 트럼프는 로이터 통신에 이어 28일 워싱턴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왜 우리가 사드배치 비용을 내야 하느냐. 정중히 말하건대 비용을 한국이 내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하인 안보보좌관이 뭐하고 했든, 이것이 트럼프의 진심이다. 미국 대통령의 진심은 머지않아 구체적인 정책이 돼서 우리에게 날아올 것이다. ‘기존 합의 재확인’을 말하는 정부당국자들이 한심할 따름이다. 얼마 전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FTA의 ‘재검토와 손질(review and reform)’을 말했을 때 재협상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던 통상산업부의 행태와 겹쳐 씁쓸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10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한국을 사실상 공짜로 방어하고 있다”며 피를 나운 가치동맹인 한미동맹을 이익동맹으로 격하하는 발상을 드러냈다. 그로부터 1년6개월여가 지났지만 그의 인식은 그대로다. 트럼프의 뇌리에 박힌 인식은 하나하나 청구서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한번 따져보자. 한미동맹이 한국에만 이익이고 미국엔 손해인가.

먼저 한국은 공짜로 주한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는 게 아니다. 매년 1조원 가까운 방위비를 분담한다. 조세 감면, 수도통신 전기등 공공요금감면, 도로 항만 공항이용료, 철도수송지원 등 간접비용까지 포함하면 미군주둔비용의 절반이 아니라 70%∼80%를 대고 있다. 한국은 손꼽히는 미국 무기 구매국이며 평택 미군기지 조성에도 9조원을 부담하고 있다.

 한미 FTA만 해도 2012년 3월 15일 발효 이후 지난해까지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한 금액은 누적 370억달러(송금 기준)를 넘어섰다. FTA 발효 직전 5년간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한 231억달러보다 60%나 늘었다. 삼성, LG, 현대차 등이 미국 직접 투자를 약속했거나,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FTA가 창출한 미국 일자리는....

 일방적인 이익과 손해를 나누는 관계란 없다.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이 한미동맹을 발판으로 도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의 세계전략에서 한국이 동북아에서 중요한 피봇 역할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가치와 손익계산서를 철저히 인식하고, 발언을 신중히 했으면 한다. 한미동맹이 흔들리면 웃을 사람은 북한 김정은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다.



허문명논설위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