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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의 안타까운 죽음…폭력시위-강경진압 끝내야

백남기 농민의 안타까운 죽음…폭력시위-강경진압 끝내야

Posted September. 26, 2016 08:19,   

Updated September. 26, 201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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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1월 1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1차 민중 총궐기 투쟁대회’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농민 백남기 씨가 어제 끝내 숨졌다. 그는 서울대병원에 이송돼 뇌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317일 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노동개악 중단’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요구하며 도심을 마비시킨 폭력 시위와 강경 진압 끝에 한 생명이 안타깝게 희생된 것이다.

 진보성향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는 경찰의 과잉 진압이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주장해왔다. 12일 열린 ‘백남기 농민 사건 청문회’에서도 야당 의원들은 경찰이 경찰버스로 차벽을 쌓아 시위대의 과격한 대응을 불렀고 물 대포 사용지침을 어겼다고 질타했다. 백 씨 사망에 대책위와 야권이 다시 책임 공방을 벌이며 정치적 투쟁으로 확대시킬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당시 시위가 공권력을 무력화시킨 폭력 시위였던 것은 사실이다. 시위를 이끈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7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일부 시위대가 밧줄로 경찰 버스를 묶어 잡아당기고 경찰이 탄 차량 주유구에 불을 지르려 시도하는 등 폭력적인 양상이 심각했다”고 인정받아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경찰이 물대포를 가슴 아래로 쏴야 하는 지침을 어겨 백 씨가 뇌진탕을 일으키게 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백 씨의 죽음을 우리 시위문화를 선진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청문회 때 공식 사과를 거부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사인 규명을 떠나 고인의 영전에 도의적인 사과를 올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