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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신형방사포, 남에 치명적 위협”

Posted March. 23, 2016 07:31,   

Updated March. 23, 201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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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관영 매체들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실전 배치를 앞둔 신형 대구경 방사포(다연장로켓)의 최종 사격시험을 현지 지도했다고 22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신형 방사포가 바늘귀를 꿰듯 대단히 정확한 데 대해 대만족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전날(21일) 함경남도 함흥 남쪽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신형 방사포 시험발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군 고위 관계자는 “신형 방사포의 실전 배치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대응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신형 방사포는 탄도미사일보다 비행 고도가 낮아 요격하기 힘들다. 한국군이 보유한 패트리엇(PAC-2) 미사일이나 2020년대 초 구축될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로도 요격이 불가능하다.

 연평도 포격 도발(2010년) 때처럼 북이 신형 방사포로 기습 공격을 하면 속수무책이라는 얘기다. 신형 방사포는 기존 240mm 방사포보다 발사관 구경(300mm)이 커 위력이 월등하다. 인명살상 반경이 넓은 고폭탄과 건물 파괴용 이중목적탄(DPICM) 등 파괴력이 강력한 포탄도 쏠 수 있다.

 우려되는 대목은 정확도도 뛰어나다는 것. 포탄에 러시아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인 ‘글로나스’를 장착해 원형공산오차(CEP·목표물을 향해 발사된 미사일 중 절반이 떨어지는 반경)를 10m 안팎까지 줄인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노동신문에는 이동식발사차량에서 쏴 올린 포탄이 바다 위 암벽의 십자 표적에 명중하는 사진이 실렸다. 연평도 도발 당시 북한이 쏜 방사포 170여 발 가운데 90여 발은 해상에, 나머지 80여 발은 연평도 내륙에 무작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신형 방사포로 공격할 경우 상당수의 포탄이 아군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피해가 우려된다.

 김정은은 연평도 도발 때 기존 방사포의 형편없는 명중률을 보고 중국군 방사포(WS-1B)를 본뜬 신형 방사포 개발을 지시했다. 이후 5년여 만에 북한 방사포 전력이 ‘물량공세’에서 ‘정밀타격’으로 진화를 끝내고 실전 배치를 목전에 두고 있는 것.

 신형 방사포의 최대 사거리를 200km까지 늘린 것은 서울과 평양 간 거리(180∼200km)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대남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 TV가 22일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를 조준한 뒤 폭파하는 동영상을 만들어 공개한 것도 휴전선 인근에서 쏘면 청와대와 경기 평택 주한미군기지, 계룡대 등 한국의 심장부가 신형 방사포 타격권에 들어간다는 위협으로 해석된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은 21일(현지 시간) 한반도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5월까지 미사일 발사시험을 반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 지도부는 36년 만에 열리는 제7차 노동당대회를 앞두고 강력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도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 신형 방사포(KN-09)는 기술 역량 면에서 진보한 것”이라며 “한국 내 (주한미군) 기지들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분석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김수연 기자



윤상호군사전문기자ysh1005@donga.com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