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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언론 "야스쿠니 폭발 용의자는 한국인 가능성"

일언론 "야스쿠니 폭발 용의자는 한국인 가능성"

Posted December. 04, 2015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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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쟁 전범들이 합사된 일본 도쿄()의 야스쿠니()신사에 지난달 23일 폭탄 테러를 시도한 용의자가 한국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일본에서 나오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3일 일제히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검은 옷의 수상한 남성이 한국인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배낭을 메고 안경을 쓴 이 남성은 사건 발생 직전 쇼핑백을 들고 남문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이후 쇼핑백 없이 나왔으며 이후 화장실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CCTV를 추적해 용의자가 걸어서 인근 호텔로 갔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호텔을 덮쳤으나 이 남성이 이미 한국으로 돌아갔다며 용의자가 30세 전후이며 사건 며칠 전 일본에 입국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폭발에 사용된 건전지가 한국산이라고 전했다. 사건 당일 오전 10시경 폭발음이 들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화장실 변기 천장에 가로 세로 약 30cm의 사각형 구멍이 뚫린 것을 발견했고 그 안에서 금속형 파이프 4개를 수거했다. 바닥에는 기판과 도선 및 디지털 타이머가 있었고 한글이 표기된 건전지와 전지 케이스도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3일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조사 중이기 때문에 범인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범죄자 인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일반론을 전제로 수사 공조 요청을 포함해 법과 증거에 따라 적절히 조사를 진행해 나가는 것이 일본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외교 당국자들은 일본 경시청이 용의자의 혐의가 더 확실해지면 한국에 수사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야스쿠니신사에 폭발물을 설치한 사람이 한국인으로 밝혀질 경우 한일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일 한국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인이 범인이라면 일본 내 반한 감정이 악화되면서 한일 관계가 다시 얼어붙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대사관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야스쿠니신사는 전쟁에서 숨진 이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6000여 명이 합사돼 있다.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져 여러 차례 방화 시도가 있었으며 2013년에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남문 화장실에 한국인 남성이 인화성 물질을 소지한 채 숨어 있다가 적발된 적이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